진중권의 맞짱토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by xian

내용은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진중권은 계속 "네티즌(디빠) 들이 D-War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데. 인터넷에서 좀 놀았다면서 '네티즌'이라고 전칭을 한 것도 골때리는 일이지만 '부정적 평가를 허용하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꽉 막힌 생각만 한다면 당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토론할 생각도 자격도 없다고 말할 수밖에. 왜냐하면 집단광기를 벌이는 일부 인간 말종들을 전체로 확대시켜 맘대로 생각한 것이니까.(그런데 집단광기를 벌이는 이들은 진중권 자신의 지지자들 중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나 모르겠다.)

더욱이, 평론가들의 말들이 사람들의 정서에 상처를 입힌 것을 뻔히 알면서, 자신도 정서적인 상처를 덧나게 해 놓은 행동은 (오늘만 해도 토론에서 "상대가 한 말을 가지고 싸우는 것인데 네티즌들은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정도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인데 왜 이해를 못하나"라고 말하거나 그에 반박하자 "토론에 나왔으면 논리를 지키는 것이 예의"라고 하는 행동) 고의적이다. 예의를 지키라는 것도(누가 누구에게?-_-) 정말이지 웃기는 일이다. 토론은 당신의 수업시간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주장하여 접점을 찾아가는 것인데 그런 소리를 하다니 우스운 일이다.

결론적으로 이 토론은 '대화'가 되지 못했다. 진중권이 주장하는 건 - 그 논리의 옳고 그름과는 관계없이 - 논리이고, 사람들이 상처입은 것은 정서인데. 결국 접점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다 끝난 것이다. 네티즌을 위시한 반대패널은 자중지란에 빠졌고, 진중권은 언덕 입구에 언덕러커 박아놓고 꼬라박듯이 올라오는 저글링들만 밟아죽이면 그만이었을 뿐이다. 100분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토론은 절대 미래로 가지 못했다고 생각되었다는 점에서 이건 결국 토론으로서의 가치 0점인 자리가 되고 말았다. 뭐. 진중권의 토론에서의 행동을 보니, 그는 그저 자기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자기가 피해를 안 받으려면 어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정도를 경험으로 잘 아는 인간이라고 볼 수밖에. 이전에 말한 대로 그가 비판한 정치인들과 비슷하게 노회해져 가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서사가 없다'는 식의 말이 진중권씨에게 계속 나오는데. 화휴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이 서사라고 말한다. 트랜스포머는 만화 기반이었고 300 또한 그 기반은 역사였지. 그 말을 듣고 보니 왜 진중권씨가 100분 토론에서 스포일러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D-War에 대한 여러 장면을 자세히 서술하면서 서사구조에 대해 이야기했는지 알 만 하다. 그는 고전이나 역사 기반, 경험적 서사를 익숙하게 이해하는 자인 것이고, 그런 서사와는 다른 D-War를 자기 방식대로 영화를 해석하다보니 불필요한 스포일러가 나온 것이고, 결국 그 당시의 100분 토론은 미래로 가지 못한 것이다.
 
물론 D-War의 서사구조는 내가 보기에도 허술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진중권 자신도 배운 게 도둑질이니 그런 식의 해석방법을 고수하는 건 어쩔 수가 없겠지만, 과연 D-War 류의 영화가 진중권식의 해석법으로 서사를 검증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사고의 결과에서 나온 게 고작 '서사가 없다'는 식이 되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주제넘은 소리 하나 하자면, 내가 보기엔 영화잡지 관계자들이 앞으로는 판타지 영화에 대한 영화평을 진중권 교수에게 청탁하지 않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에 그는 정극 방식 또는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화의 평에 적절한 사람일지는 몰라도, 아이들의 눈으로 봐야 할 이야기나 정신의 세계를 안드로메다에 놓고 즐기는 것이 적합한 영화들에 대해서 평을 하기에 적절한 인물은 아니라고 본다. 마치 내가 잘 알고 항상 시간을 들이는 게임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고 있는 분야라 자신있게 주저리주저리할 수 있는 부분이 1%라도 있는 반면,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나 익숙한 방식이 아닌 게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말하기 어려움을 겪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인용하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더라도.

또한 심형래 감독을 약자 운운한다라고 하는데, 나 역시 그 두 단어를 맥락상 혼용한 적은 있을지 모르나 진정으로 약자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소수'라고 말한 적은 있어도. 소수와 약자라는 말은 그 맥락이 다르다.진중권 지지자라는 사람이 토론 말미에 '약자'운운한 것은 에러다. 만일 진중권씨나 그 분의 지지자나 아니면 D-War를 까대는 이들이 아직도 약자 운운한다면(물론 그건 이 영화의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는 맥락을 한참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심형래. 약자 아니다. 코미디계에 남긴 업적이 얼마고 영화계에 쌓은 일들이 얼만데 왜 그가 약자인가? 그는 단지 소수일 뿐이다. 소수이기 때문에 다수에게 차별받을 수는 있고 그로 인해 고통이 있을수는 있으나. 그는 약자가 아닌 소수일 뿐이다.


끝으로 청중이나 패널들이 진중권씨에게 싸인 받았다는 것을 소위 '진빠'들이 진중권씨의 토론 승리라는 식으로 해석할까 많이 고민된다. 지난번 100분토론때처럼 말이다. 그런 제 논에 물대기식의 해석은 정말이지 웃음밖에 안 나온다. 무엇보다. 사람이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는다는 것이 반드시 존경의 의미라고 -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 생각한다면 오산이니까. 무슨 이야기냐고? '살아 보니 알게 되더라'


- The xian -


P.S. '또라이 제로 조직'에 나온대로라면 내가 보기엔 진중권은 '공인 또라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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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거울 2007/08/23 19:12 #

    "네티즌들은 부정적 평가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다"는 데 대해
    패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표정...

    돌팔이 약장사가 약 팔아먹으려고 사기치는 표정 그 자체였습니다.
    미학적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표정입니다.
  • xian 2007/08/24 02:01 #

    거울 // 대단한 미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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