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대출받아 투기한 사람을 왜 살려 줘야 하나? by xian

"이자부담에다 전세금 반환 때문에 눈물 머금고 집 내놨죠"

이 기사의 제목만 보면 집값이 떨어져 눈물짓는 선의의 피해자인 것 같지만 기사 본문 몇 줄만 읽어보면 천만의 말씀이라는 것이 대번에 드러나는 잘못된 시각의 기사이다. 문제는 조, 중, 동 및 각종 경제지에서 이런 기사가 요즘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것인데. 이 기사가 실제 대한민국의 80% 이상을 이루는 서민들의 삶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좀 따져보자.

우선 7억을 대출받아 집을 샀다는 것 자체가 에러다. 집을 사는 데에 있어서 대출은 물론 필수 불가결한 것일 수도 있다. 제 돈 내고 집을 살 만큼의 자산을 가진 사람은 사실 흔치 않기 때문이다. 허나 아무리 집을 사는 데에 대출이 필요하다 해도 11억 집을 사는 데에 7억을 대출받았다는 건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부자가 될 기회'를 노렸다면 할 말 없지만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고 위험 부담이 큰 행동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큰 위험을 감수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거기에 오를 것을 기대했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주거 목적의 구매가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이야기이다.투기이다. 물론 누구나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하지만, 전세를 주었다는 것이 그런 추측을 더 확고하게 한다. 아파트를 샀는데 전세를 주었다는 것은 필시 자기 집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기 집이 따로 있는데 11억에 아파트를 샀다는 것이라면 열에 여덟아홉은 투자목적이라 볼 수 있고, 그 집을 전세를 준데다가 7억이라는 거액의 대출까지 끌어썼다면 투자라기보단 투기다.

그리고 이 사람의 경제사정에 대해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집값 하락으로 2억 손해를 봤다 했는데 내가 보기엔 2억쯤 없어도 '그깟 2억'하면서 충분히 살 만큼 대단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7억을 대출받을 능력이 있다는 것 하나만 보아도 그렇다. 서민층 가정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 생각해 보면 가족 모두가 제2금융권 등까지 끌어서 대출받는다 해도 7억은 커녕 1억도 대출받기 힘들다. 이러니 7억을 대출받았다는 것은 서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능력 및 신용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은 선의의 피해자라고 절대 말할 수가 없고. 서민층은 더더욱 아니다. 돈 깨나 있는 부유층이 부동산 버블에 휘말려 돈을 투자했다가 버블이 꺼져 가고 집값이 하락하니까 바보가 된 것이다. 시장 흐름조차 읽지도 못하고 자기가 자산을 잘못 굴려서 자기 돈이 작살난 것인데, 이자부담에 전세금 반환 운운하고 울상을 짓고 있다고 선의의 피해자인 양 기사를 써 놨으니 이건 미친 소가 웃을 노릇이다.

이런 상황이니, 나는 기사의 아파트 소유주가 눈물을 머금고 집을 내놨다는 소리가 정말이지 악어의 눈물만큼이나 위선적으로 보인다.(물론, 그 분 개인 입장에서는 안 된 일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전세, 월세도 모자라 단칸 쪽방에 사는 사람들의 눈물과 저런 눈물을 똑같이 취급하는 이런 허섭쓰레기 같은 기사를 실어서 국민들을 혹세무민에 빠뜨리는 것들이 언론이라고 자리잡고 있고, '뉴타운 개발'이니 뭐니 하는 헛바람을 들게 만들어서 떴다방처럼 등을 쳐먹고 표를 긁어가 과반 의석과 대통령 자리를 강탈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 같은 것들이 지금의 위정자라고 자리잡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기사 이렇게 끼리끼리 한패거리인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으니 지금의 위정자들과 언론들은 저런 식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를 했다가 버블이 꺼져서 해롱거리는 투기꾼들을 살려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팔은 안으로 굽는 현실 속에서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 다른 거 다 집어치우고 하나만 말하자 - 정작 그들이 금과옥조처럼 말하는 '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 논리로 따진다면 버블이 꺼지는 것은 쓸데없이 오르던 유가가 불안요소가 제거되어 다시 내려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왜 버블이 꺼질 줄도 모르고 풍선을 불었다가 풍선이 터져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해 부동산 가격을 더 오르게 해 줘야 하는 것인가?

이런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시장 논리의 어디에 용인되는가?

도무지 이유가 없지 않나.


한마디로 지랄맞은 일이다.


- The xian -

핑백

덧글

  • 미친과학자 2008/07/30 17:44 #

    이런 예리한 분석이!
  • 아프란시샤아 2008/07/30 17:45 #

    대출 7억이면 대출 이자만 한달에 300만원이 넘지요...ㅡㅡ;;
  • 올비 2008/07/30 17:52 #

    집 살 때 집값의 50% 이상은 대출받지 말라는 건 상식 아니던가요..-_-
  • spark 2008/07/30 18:55 #

    정말 개념있는 글이지 말입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된지 옛날입니다... 슬픈 일이죠...
  • madamlily 2008/07/30 20:15 #

    ㅆ이 들어간 비속어를 남발해줘도 모자라지 않은 기삽니다. 저런 게 안타까울 일이면, 장례식에서라도 깔깔거리고 웃어줄 수 있겠습니다. =ㅅ=
  • adin 2008/07/30 21:12 #

    이래서 하루빨리 우리나라 부동산을 폭락시켜야 합니다.
    원래 돈 많은 인간들은 살아남는다고 해도 반드시 폭락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없는 사람들이 헛꿈에서 깨어나고 주제를 알게 되겠죠.
  • 다스베이더 2008/07/30 21:16 #

    저런 사람까지 보듬어줘야한다니, 정부는 참 착해야하나 봅니다.
    아예 로또사다 망한 사람도 도와주지.
  • The Nerd 2008/07/30 23:53 #

    거품아 빠져라 얍
  • xian 2008/07/30 23:59 #

    미친과학자 // 분석이라 할 것까지도 없고 상식적으로 생각만 해봐도 이렇게 나올 겁니다.;;

    아프란시샤아 // 따져 보니 그렇겠더군요.

    올비 // 50%가 아니라 저렇게 고가면 30%만 넘어가도 위험하죠.

    spark // 상식은 안드로메다로 떠나간 지 오래죠.

    madamlily // 저도 욕하고 싶은 것을 겨우 참고 있습니다.

    adin //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죠. 그런데 이눔의 위정자들은 거품을 되레 키우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다스베이더 // 마음만 쓸데없이 넓죠. 그러니 안에서나 밖에서나 얻어맞고 다니죠.

    The Nerd // 주문 면역인 듯 합니다.;;
  • 누리 2008/07/31 03:13 #

    주식으로 투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부동산으로 투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주식으로 투기를 해서 쪽박 난 사람들 살리자고 하는 기사는 못봤는데, 부동산으로 투기를 해서 돈 좀 잃은 사람은 왜 살리자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xian 2008/07/31 16:35 #

    누리 // 자기네들이 죽게 생겼나보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블랙)

2627
192
3068952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