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님. 헌재는 '접촉'의 대상이 아닙니다. by xian

강만수 "헌재 접촉해보니 종부세 일부 위헌 예상"

대한민국 법에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사전 접촉"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자 마자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엄연히 이 재판의 관계인인데 "접촉"이라니. 마치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원고 피고가 판사를 접촉하는 일과 뭐가 다른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강만수, 종부세·헌재 관련 무슨 말 했기에…라는 기사에 보면 강만수 장관은 무려 "주심 재판관"을 만났다고 했다가 슬쩍 말을 바꾸었습니다. 링크한 기사에서 일부 내용을 옮겨 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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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민주당 의원 : 장관의 답변은 엄청 영향력이 있다. 최경환 의원 질문에 헌재와 접촉했는데 일부 위헌 판결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헌재를 접촉했다는 표현을 장관이 할 수 있나. 누가 언제 접촉했나.

강 장관 : 헌재에서 재정부 공식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담당 실무자가 갔다. 그런 접촉을 했다는 뜻이다. .
김 의원 : 그럼 이유를 제출했다고 해야 한다. 그런식의 발언이 문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 기획재정부 어떤 분이 갔나.

강 장관 : 세제실장과 담당국장이 의견을 제출했다. 발표한 종부세 관련 통계를 달라고 요청해서 (헌재에) 제출하고 설명했다고 보고받았다. 그런 과정에서 정확히 내용은 모르지만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윤영선 세제실장한테서 보고를 받았다.

이 의원 : 헌재 어느 분을 만났나.

강 장관 :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지만 주심 재판관이라고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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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가 나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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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 헌재 접촉을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

강 장관 : 아까 제가 재판관으로 말을 잘못 했다. 재판관이 아니고 재판연구관으로 확인했다.

고 의원 : 직접 갔나.

강 장관 : 제가 직접 접촉한 게 아니고 세제실장과 담당국장이 기관간 협조 차원에서 자료 제출하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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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물론 진실이 어느 쪽인지는 모릅니다. 정말로 장관이 헌재 재판관과 접촉했을 수도 있고, 자료를 제출할 때 재판연구관을 만나는 '당연한 일'이 장관의 '실언'으로 인해 부적절한 쪽으로 묘사가 되었을 수도 있죠. 진실은 아마 강 장관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둘 중 어느 쪽이든 분명한 것 한 가지가 있는데 강만수 장관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생각 없는 언행을 했다는 것이죠. 사실이 어느 쪽이든 반대 당에게는 충분한 공격의 빌미가 되고 공격의 유무는 차치하더라도 누가 들어도 부적절한 발언인 것은 분명합니다.

홍준표씨는 또 어김없이 강만수 일병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야당을 가리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아주 부적절한 답변이지만 '실언'을 근거로 엄청난 흑막이 있는냥 몰고 가선 안 된다"라고 하셨는데, 아무리 당리당략대로 움직이는 일개 유닛에 불과하다 하지만 법관 출신으로써 그게 할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신 좀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답변'이 아니라,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답변'입니다. 더불어 그게 당신네들이 말로만 타파하겠다 하는 '떼법'과 '정서법'이란 생각은 안 드시는지요.

이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국민들이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부 위헌 판결이라도 나왔다면 분명히 실제 '접촉'이 있었다는 말이 떠돌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이 정부 들어 다른 기관에 비해 '그나마'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법원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엄청난 흠집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누구 때문에요? 생각 없는 강만수 장관 때문입니다.(물론 실제로 '접촉'을 했다면 헌법재판소 역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작심하고 말합니다만, 강만수 장관 뿐만이 아니라 이 정부의 위정자들에게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웬만하면 말을 할 때는 뇌를 거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접촉'이라는 B급 영화를 찍으시려면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청와대에 가서 찍으시기 바랍니다. "리만 브라더스 주연"으로 해서요.


- The xian -


P.S. 아. 강만수 장관님. 서울대 법대 나오신 게 맞는지도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법을 공부하신 분이 헌법재판소에 대해 '접촉'운운하시다니 원.

덧글

  • 琳☆ 2008/11/07 01:04 #

    강모 선생님은 참...
    저놈의 말이 나라를 완전 .... 어으구
  • xian 2008/11/07 13:56 #

    급기야 진상조사가 합의되었죠. 후우.
  • 2008/11/07 01: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xian 2008/11/07 13:57 #

    원래 그런 사람들은 제 발로 안 나가죠.
  • 역성혁명 2008/11/07 03:18 #

    강만수 장관은 "오늘은 헌재에서 덕담(?)이나 나눌까? 룰루랄라~ 라랄랄라~"
    하면서 마치 친구집에 방문하는 기분으로 말한걸까요? 점점 정신세계마저 의심스럽네요.
  • xian 2008/11/07 13:57 #

    글쎄요. 그들에게 의심할 만한 정신세계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매모리 2008/11/07 10:28 #

    만수의 눈에는 모든게 자기 소유물인줄 알고 있어요
  • xian 2008/11/07 13:57 #

    소유물 정도로만 여겨줘도 이렇게는 안 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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