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 다물라 by xian

이 대통령 "내년 상반기 자칫 '마이너스 성장' 위기"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이야기가 다르다 하지만, 취임 전에는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한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되면 3000 정도 회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거나 747공약(10년간 7%대 성장, 2017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 진입)을 자신있게 내걸었던 때와는 전망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심지어 몇 주 전에 이제 위기는 끝났다고 설레발을 쳐대던 때와도 너무 다르고 다른 말이라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물론 그 동안 세계 경제가 말도 못하게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니 마이너스 성장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기관 및 각종 전문기관 등에서 2% 가량의 성장치를 내건 상태에서 대통령이 직접 마이너스 성장 운운한 것은 여러 모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에 좋습니다.

일단 이 말이 대통령 입에서 나온 것만으로도 대내외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매우 넓게 퍼질 것입니다. 해외에서 강만수 장관의 입을 조심시켜라 하는 말이 나왔을 만큼, 위정자들의 "입"은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경제 흐름은 완전히 거꾸로 돌아가, 예전 박정희, 전두환 시대처럼 말 그대로 관치(官治)가 되어 버렸습니다. 위정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경제의 흐름이 움직인다는 겁니다.

장관이 환율이 올라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서 환율 들입다 올려놓고, 성장을 해야 하고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해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일으키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지금의 시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IT는 대통령에 의해 졸지에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빈부격차를 늘리는 산업으로 낙인찍혔고 듣도 보도 못한 GT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언어도단으로 한 번 더 칼을 맞았습니다. 이렇게 위정자들의 입맛대로, 구조조정 하라 하면 하고 뭐 하라 하면 해야 하는 전체주의화된 경제상황에서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내년을 준비하는 기업과 그 기업에 소속된 이들에게, 대통령은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초를 쳐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경제가 살기 위해 기업들이 원하는 "내수 진작"같은 건 꿈도 못 꿀 것입니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대통령이 얼마 전에는 "주말 차량 다니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경제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하신 것을 보니 대통령께서는 뭐 좀 잘 해보겠다는 사람들의 심리에, 그리고 어떻게든 살겠다고 차를 끌고 나와야 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찬물 끼얹는 것 하나는 매우 도가 트신 것 같습니다.


물론 시장이 어려울 경우 국가의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고, 또 저에 대해 이러한 말들을 해도 난리고 안 해도 난리라고 비판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취임 당시부터 위기일 때나 아니나 "시종일관" 경제와 금융을 관치(官治)로 움직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처럼 지도자의 말이 상황에 따라 표변하고 오락가락한다면, 이런 말들이 절대 시장에 좋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통령을 포함한 위정자들이 경제에 쏟아내는 말들을 보면 대통령을 향한 과잉충성과 돈을 향한 고집 외에는 최소한의 강단이나 이념은 커녕 고집도 도덕도 원칙도 없이 속된 말로 자기 뭐 꼴리는 대로 말하는 것 같아 정말 짜증납니다. 그런데 더 짜증나는 것은, 그런 말들을 보고 들어서 짜증나더라도 계속 보고 들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보고 들어서 짜증난다고 보고 듣는 것을 멈춘다면, 그 때에는 정말 자기 멋대로 할 게 뻔하기 때문이죠. 광에서 쌀 파먹는 쥐가 대개 으슥한 곳을 따라 침투해서 밤에 나타나 쌀을 파먹고 사라지듯이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자기 잇속을 챙기는 설치류들은 국민의 무관심 속에 나타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뉴스를 보다가 "그 입 다물라!!"라고 외치지 말았으면 좋겠지만, 비현실적인 바람인지라 진즉에 포기하려 합니다.


- The xian -

덧글

  • draco21 2008/12/29 02:46 #

    일주일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주말에 노는것,쉬는것 조차 마음에 안드나 봅니다. 살기위해서 주말에 차끌고 나와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은 못하나 봅니다..... 금요일에 보고 참 속이 많이 쑤시는 뉴스였지요. 삶을 서럽게 만드는 자들이 누구인지 생각좀하고 저 당에 발담근 사람은 다시는 뽑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xian 2009/01/01 02:12 #

    문제는. 그래놓고 10년만에 다시 뽑아서 이 꼬라지를 당하고 있다는 거죠.
  • LackSuiVan 2008/12/29 07:57 #

    사고가 40년 전이라 쥐가 뭘 모릅니다. 굴에 너무 쳐박혀 있는 탓인가 봅니다.
  • xian 2009/01/01 02:13 #

    굴에 처박혀 있어도 진동음으로 차 다니는 건 알 수 있을 텐데 이모양이니 문제죠.
  • 알겠어요 2008/12/29 08:26 #

    이미 이 분의 엎치락 뒤치락 지침 때문에 공무원 사회는 피로에 절어 있지요.
  • xian 2009/01/01 02:13 #

    이 지경이 되도록 뿔나지도 않는 공무원 사회가 참으로 두렵습니다.
    폭발하면 어떤 지경이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시즈-라이덴 2008/12/29 09:16 #

    공무원 사회는 쩔지요...............

    보면서 대학 졸업해도 저인간때문에 일자리 마이 없어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 xian 2009/01/01 02:14 #

    저는 처음부터 지금의 위정자들이 일자리 창출과는 담을 쌓은 이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고요.
  • madamlily 2008/12/30 22:04 #

    제1동반자는 '원없이 돈 써 본 한 해'라면서 자기소감문을 쓰는 마당인데, 뭘 더 기대할 수 있을지 참 의문입니다. 하긴 애초에 기대한 게 1g도 없었던 저라서인지 별다른 느낌도 없긴 해요. =ㅅ= 저는 조만간 일당 75000~80000원쯤 줄 거라는 4대강 정비사업(?)에 일용직으로 나가볼까 생각 중이랍니다, 푸하하핫~ ㅠㅠ
  • xian 2009/01/01 02:14 #

    일당 그 정도 줄려나요? 그것도 누가 떼어먹고 떼어먹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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