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산성 시즌 2 - '세훈산성' by The xian

덕수궁 분향소를 둘러싼 차벽인지 성벽인지, 그것이 제거되었다는 이야기야 저도 어제 가봤으니 알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성벽들이 과연 완전히 철수한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세훈산성'이라 불려질 만한 차벽들은 서울 시내에 더욱 더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습니다.
두대, 세대씩 버스가 세워져 있는 세훈산성의 요새들은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도저히 다 담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 날은 조문을 간 날이기 때문에 처음엔 저런 풍경을 찍을 필요도 느끼지 않았죠.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훈산성의 모습 중 일부니다.
덕수궁 대한문 근처를 경찰이 원래는 이렇게 막아 놓았답니다. 세훈산성 버전 0.1 쯤 되겠군요.

왜, 이것도 '합성'이라고 하시죠??

쪽지로 붙여놓은 말이 참으로 통쾌합니다.
서울광장을 둘러친 '세훈산성'의 사진이랍니다. 제가 돈이 없어 항공사진을 찍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다른 분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가만히 보니 다른 나라 국기와 모양이 비슷하여 오해를 사고 있는 듯 하군요.

가운데에 붙여진 '근조'리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뭐, 적어도 광장으로서의 서울광장은 세훈산성이 쌓여진 덕(?)에 죽음을 맞이한 거나 마찬가지죠.
세훈산성의 지류는 이렇게 골목길에까지 뻗어 있습니다.
성벽이 한 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두 줄짜리 성벽도 있죠. 한 줄짜리 성벽만 있으면 방비가 튼튼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계자의 고심이 엿보입니다.
성벽(?)에 새겨져 있는 문구입니다.

귀담아 듣겠다더니 벽으로 막아놓은 것은 '세훈산성'이 2008년의 명박산성의 이념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세훈산성의 두 번째 큰 줄기입니다. 청계어항 주위를 둘러치고 있네요. 그 덕에 사람이 늘 붐비던 청계어항의 주위는 이렇게 썰렁해졌습니다. '가카'의 삽질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설계자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나중에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전직 국가 원수의 서거에 대한 국민의 추모를 이렇게 어떻게든 은폐하고, 축소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후손들에게 도대체 이 빌어먹을 광경을 어떻게 전하고 이야기해야 할지 아직도 막막합니다.

전직 국가 원수의 추모 열기가 촛불로 번질 게 그렇게 두려우셨나요. 전직 국가 원수의 추모보다 서울광장의 잔디와 청계어항에 전기로 내보내는 수돗물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요. 도대체 경찰 버스로 쌓은 세훈산성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그 산성을 쌓기 위해 낭비되는 전, 의경, 그리고 경찰들의 청춘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요. 무엇보다, 이게 국민장을 열어서 대통령 예우에 어긋남이 없게 하겠다는 정부의 자세인가요.

내 조국 대한민국이 이렇게 형편없이 돌아가는데, 이 분노는 어디다 풀어야 하며, 새길 곳 없는 한은 대체 어디에 새겨야 다시 내 조국이 이런 잘못을 하지 않을까요. 이런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 국민의 소리를 막기 위해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 추모를 막기 위해 경찰 버스로 세훈산성을 쌓는 것들이 나 경찰이요, 나 공무원이요, 나 시장이요 하고 자리 차지하고 있고 그 위에 하나님의 법도 따위는 지키지 않는 패역한 위정자들이 있는 나라가.

당신들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누가 당신들의 빈소를 버스로 가로막아 놓고 주위에 버스를 둘러쳐 놓으면, 당신들이 영면에 이르렀을 때 관 주위에 경찰을 동원해 공구리를 친다면 가시는 길이 참으로 편할지 의문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2008년 6월 명박산성 시즌 1, 2009년 5월 명박산성 시즌 2 - 세훈산성.


- The xian -

덧글

  • ▶◀AlexMahone 2009/05/28 12:23 #

    성벽의 문구..

    누가 그러겠다는 주어가 없다고 하겠지요..
  • 朝霧達哉 2009/05/28 12:25 #

    MB의 전철을 밟아가는 오세훈이죠...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권력 맛보더니 인간이...-_-
  • 2009/05/28 12: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yunan 2009/05/28 13:03 #

    밑에서 두 번째 사진
    '국민의 소리 언제나 귀담아 듣겠습니다'

    잘 귀담아듣는듯.
  • 2009/05/28 14:46 #

    저도 분향소갔다가 세훈산성찍었는데
    밤에 찍혀서 잘 보이지도 않아요 ㄱ-....
    이렇게 되어있었군요.....
  • 나야꼴통 2009/05/28 17:47 #

    조만간 대통령 하겠다고 뛰쳐나올 위인 인지라...
    ㅡ,.ㅡ;;

    제발 기억좀 해주었으면 하네요.. 저런일들..
  • Elgatoazul 2009/05/29 23:41 #

    정말 대선 생각하고 있는듯 한데 국물도 없을줄 알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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