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화전양면전술 by The xian

이번에 새로 내정된 검찰총장이나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지난 천성관, 백용호씨 때처럼 파격 인사라느니, 도덕성을 우선한 인사라느니 하는 정부측의 소리를 거의 그대로 받아쓰기하면서 마치 이 정부가 인사를 구성할 때에 도덕성을 엄청나게 많이 생각하는 양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도들을 보는, 적잖은 이들의 심경은 정부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듯 합니다. 천성관 같은 자보다는 '아직까지' 좀 더 깨끗해 보이는 새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해, 기사 말미에 '기독교인'이라고 적은 것만 보고도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칭하는 이들까지 '또 기독교냐?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한두 건도 아니고 수백 건이 넘는 것을 보면 이 정부의 인사 검증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보는 이들이 좀 더 많아 보이는 듯 합니다.


저조차도, 사실 이 자들이 이제 와서 도덕성을 예전보다 좀 더 중시한다고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 운운하는 것을 보면 아주 같잖아서 속이 다 뒤틀릴 지경입니다. 고소영 / 강부자 라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 심기, 자기 측근 챙기기에 열을 올린 인사가 몇십 건이 넘어가고 그 중 사회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인사도 이번 천성관 사태를 비롯하여 한두 번이 아니건만, 어쩌다 한두 개 정도 도덕성을 1% 더 생각한 인사만을 가지고 '도덕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노새 방둥이에 붉은 점 하나 찍혀 있다고 노새를 '적토마'라고 하는 것만큼 꼴같지도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어떤 언론에서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인사를 발탁한 것을 가리켜 이명박 정부의 인사 시스템이 대단히 진보한 것처럼 써놓았는데 그런 기사를 읽다 보니 시쳇말로 '장이 꼬일 정도'로 웃었습니다. 단언하건대. 이명박 정부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이나 지금 솔솔 풍겨나는 개각의 폭을 중폭 이하로 하려고 하는 것은 인사 시스템이 진일보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등용해 봤자 인사검증에서 시끄럽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는 인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권 초기 5000명 중에서 골랐다는 인사가 어떤 '꼬라지' 였는지 되짚어 본다면, 강만수씨, 김도연씨, 박미석씨 같은 자들이 어디에서 재활용되고 있으며 김석기씨, 천성관씨 같은 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이명박 정부의 인재풀은 종로 네거리에 나가 짱돌을 던져 거기에 얻어맞는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것이 시비를 그나마 덜 당할 정도로 형편없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지요.


말로는 도덕성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인사 시스템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일은 여전히 찾아보면 나옵니다. 일단, 법무부 장관이 새 검찰총장 내정자와 상의하여 임명장도 주기 전에 검찰 내 요직 인사를 하려고 하는 행동입니다. 검찰 및 법무부는 검찰의 조직 공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조직 공백이 생긴 것은 정부와 검찰 측이 썩어빠진 인사를 검찰총장 내정자로 옹립하고 그 인사를 옹호하기 위해 되도 않는 변명과 얼버무리기를 하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니 그들의 자업자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법규를 위반하여 검찰이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들었으면 목을 내놓고 국민에게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새 내정자가 임명장도 받지 않았는데 협의해서 요직 인사를 하겠다고 대외에 공표합니다. 바늘 허리에 실 매고 바느질하라고 배웠나 봅니다.


그리고 '자기 사람 심기' 역시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무려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보' 출신인 '이참'씨를 임명장 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대운하를 빙자한 4대강 정비(?)를 국민의 세금을 들이부으며 진행하고 있는 마당에 선임된 사람이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보' 출신이라는 것도 사실 매우 뜨악한 일이긴 하지만, 이참씨의 경우는 종교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도 있어서 이래저래 말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이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증거는 굳이 규정 위반에 대한 이야기나, 새 인사로 누가 발탁되었나 하는 이야기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또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새 검찰총장 내정자 이야기를 하면서 "도덕성은 우선적 기준이 아니라 당연한 기준"이라는 말을 한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가 그 자리에 아직도 고개 빳빳이 쳐들고 있는 것도 훌륭한 증거이니까요. 아마도 좀 더 위로 가면 증거 수준이 아니라 약 10년 정도 공을 들여 발굴해도 다 팔까말까할 만한 유적지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건 '발굴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언제, 그리고 얼만큼 발굴하느냐'라는 '시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지금 따져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이런 식의 정치적 전술을 '화전양면전술'이라 배웠습니다.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며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뽑는다고 떠벌이지만 이 정부 인사시스템의 실상이란 것을 보면 - 능력은 허울이고, 도덕성을 우선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자기 사람 심기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화전양면전술의 한 유형입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 할 정부가, 국민이 내세우는 기준에 반하는 자들을 요직에 앉히는 '무력 도발'을 일삼으니 이게 화전양면전술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잘한 것과 잘못한 것? 물론 구별해야죠.

그러나 이런 뻔하디 뻔한 전술에는 속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The xian -

덧글

  • draco21 2009/07/31 01:35 #

    생물학적으로는. 뭐가 될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 웃을 일이 아니긴 한데 말입니다. ...(:__)
  • The xian 2009/08/02 08:06 #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될지 의문입니다. 그들은 생물이 아닌 듯 하니까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블랙)

2939
255
3059102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