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열 선수 미니홈피의 일기를 보고... by The xian

할 말은 많은데 지금 할 말은 아닌 것 같고,
다른 말을 먼저 하고 싶다.


사실 이윤열 선수가 은퇴를 생각해서 결행하려 했든,
아니면 좌절스러움을 느껴 한때 마음을 좀 안 좋게 먹어 기분이 그랬든,

나는 그것을 상관할 이유도 권리도 없다.


'팬이라면서 어떻게 그런 무감정한 말을 할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만에.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나에게는 '팬이기 때문에 상관할 이유도 권리도 없는 것'이다.


만일 은퇴를 꿈꾸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나도 말리고 싶다.
누구 못지 않게, 아니, 어떤 누구보다도 더 말리고 싶다.

그러나 프로게이머 이윤열의 선택은 말릴 권리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은 청년 이윤열의 선택은 말릴 수 없다.


더욱이 그 길은 이윤열에게 영광만 가져다준 게 아니라
삶을 지탱하기 어려운 고통까지 가져다 준 길이었고
그런 고통을 자기합리화하는 인간들에 의해 계속 받아 왔다.
지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10년이나 버텨 온 게 대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30대까지 버틸 만큼 이 바닥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인정하지도 못하고, 팀 개편도 제대로 못하는 곳 아래서,
그리고 그의 업적을 틈만 나면 까대는 언론들에 치이면서 버틸 만큼
이 판이 가치가 있다고 나는 말해줄 수 없다.


30대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있지 않느냐고?

꿈 깨라.

그건 임요환이 창조자인 동시에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축복이다.

창조자라는 입장에서는 찬사를 받아 마땅하나,
8년간 개인리그 우승 한 번 없는 선수를, 아직도 황제이자 최고 선수라고 말하고
뭐 하나만 해도 마치 그 팀을 그 혼자 지탱하는 양 추어올리는 기이한 언론들은
이해해주기는 더더욱 어렵고 칭찬해줄 수도 없다.

그들은 황제의 명성에 먹칠을 해대는 쓰레기들일 뿐이고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영예를 도둑질하는 강도들일 뿐이다.



한때 마지막을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있는 일이고, 그냥 돌아오면 받아주면 그만이다.
만일 정말 마지막을 생각했다면 떠나보내주면 그만인 것이다.


저 글에 담긴 마음이 사실이라 해도,

e스포츠 선수 이윤열의 팬만 하고 싶다면 떠나면 그만이고.
청년 이윤열의 생애의 팬이 되고 싶다면 남으면 그만이다.


- The xian -

덧글

  • 월광토끼 2009/12/01 10:56 #

    이렇게 되면 홍진호 선수의 제대 후 행보가 어찌될지 더욱 궁금해지는군요
  • The xian 2009/12/01 10:57 #

    어디까지나 이슈메이커로서 선수 유지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진록은 유명한 떡밥이고 이슈니까요. 하지만 저는 홍진호 선수가 주전으로 한몫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asianote 2009/12/01 11:23 #

    임이최마의 전설의 종막이 점점 다가오고 있군요. 이제 역사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은 마재윤 선수의 은퇴가 될 듯 합니다. 임요환 선수가 마재윤 선수보다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들지 않으니까요.
  • The xian 2009/12/01 11:28 #

    모를 일이죠.

    다른 유명 선수가 빠지면 스타크래프트에 타격이 있지만,
    임요환 선수가 빠지면 스타크래프트는 장사가 안 됩니다.

    스타2의 주도권을 놓고 블리자드와 협회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나 기존 구단들이 기댈 것은 지금 현재 아직 뼈대를 유지하고 있는 스타1의 인프라뿐인데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임요환을 그들이 놔줄까요.

    어떻게든 놔주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 오가니스트 2009/12/01 12:31 #

    아...이윤열...
  • The xian 2009/12/01 16:38 #

    이런 정도의 글까지 남겨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더불어 모든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요.
  • ericfatman 2009/12/01 15:43 #

    한편으로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인정하지도 못하고," 이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8년간 개인리그 우승 한 번 없는 선수를, 아직도 황제이자 최고 선수라고 말하고"


    이러는 게 좀 우습지 않나요^^?

    뭐 빠라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은ㅋ
  • The xian 2009/12/01 16:37 #

    프랜차이즈 스타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위메이드 폭스 팀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고, "8년간 개인리그 우승 한 번 없는 선수를, 아직도 황제이자 최고 선수라고 말하고"라는 말은 임요환 선수를 필요 이상으로 떠받드는 언론에 대한 비판입니다.

    지칭하는 대상과 경우가 명백히 다른 것을 같은 것처럼 취급해서 우습다고 말하시니, 제 입가에 쓴웃음이 머금어지는군요.
  • The Nerd 2009/12/01 18:31 #

    이윤열도 참 위메이드만 아니였으면..
    위메이드에서 더 하는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해도 다른 데 가서 하는거지, 저 아까운 선수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 The xian 2009/12/01 21:11 #

    저도 이윤열 선수가 더 이상 위메이드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원해서 그런 결정을 했겠지만, 글쎄요. 지금의 위메이드는 이윤열 선수와 기질적으로 잘 맞아보이지 않으니까요.
  • fdsfsf 2009/12/01 18:49 #

    힘내십시오. 이윤열 선수는 뭘 해도 잘 될 선수니까요.

    그의 열정은 결코 그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 The xian 2009/12/01 21:11 #

    저도 그의 열정이 그를 배신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 Ryunan 2009/12/01 22:15 #

    그...그게...세로읽기가 되네요;;;
  • The xian 2009/12/01 22:59 #

    예. 세로읽기로 글을 남긴 적도 있고,

    무엇보다 자기 의사표현을 여간해서는 하지 않는 선수에 속하기도 해서요.
  • 나야꼴통 2009/12/02 01:26 #

    8년간 이라고 말하기엔 그사이 인생굴곡(?)이 참으로.........
    버라이어티 하다고 밖에..
    이윤열 선수 의 입장에서도 아마 지금쯤 고민되는 시기 일텐데
    실상 선수의 저런 고민을 상담해 줄수 있는건
    감독, 코치, 애인 도 아닌.... 8년 사이 우승 못한 그 선수 이지 않을까 싶군요..

    그리고 그런 역활을 자임해야 황제 라는 팬네임이 더욱 빛날테니까요..
    저야 임빠 는 아니지만, 그의 도전을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천재와 괴물의 경기를 즐겨보던 테란 유져 입장에선 하나의 아쉬움이 다가오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역경을 헤쳐나온 선수들 이기때문에 더욱 믿음은 강해집니다.
  • The xian 2009/12/02 11:18 #

    글쎄요. 팀 체제 이후 올드들의 유대도 예전같지 않아서 별로 기대 안 합니다.

    임요환 선수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좀 그런 상황이고,
    언론은 제발 훼방이나 놓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 draco21 2009/12/02 01:41 #

    쿨럭.. 덧글 보고야 알았습니다. 정말 심란하겠군요. T.T
  • The xian 2009/12/02 11:18 #

    사실 느낌으로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은데.
    객관적인 근거가 하나도 없어서 하기가 어렵네요. 허 참.
  • 카이 2009/12/05 14:44 #

    어릴때. 아직 데뷔 초반일때. 할머니와 함께 기차타고올라와서 경기한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참 좋았는데. 지금도 좋아한는데.
    정말 아쉬울따름입니다...ㅜ
  • 2009/12/06 21:4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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