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을 받으소서. 'The Legend' 김연아 선수 by The xian

정말 모든 게 극적이었다.

18년만에 완벽한 우승을 노린다는 기사도 있었듯 크리스티 야마구치 선수의 우승 이후로 쇼트 프로그램 1위가 프리에서도 1위를 해서 우승을 차지한 일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지난 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가 그렇게 금메달을 땄으니 아사다 마오 선수에게 기대를 걸 만한 여지는 충분히 있었다(물론 그것은 일본만의 생각일 뿐이고.)

김연아 선수에 대한 대한민국의 '설레발'은 정말이지 역대 최강이었다. 정치권, 기업, 모교부터 시작해서 나를 포함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김연아 선수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설레발의 정도가 어땠는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노골드의 수모를 당할 위기에 놓인 일본이 아사다 마오에 대해 가지는 간절한 기대 역시 26일이 될 수록 점점 커져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김연아 선수는 한 번도 이번 시즌에서 프리 프로그램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적이 없었고, 아사다 마오는 '로또'성이 짙은 트리플 악셀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성공시켰다. 점수차도 근소한 차이. 다른 것보다 프리 프로그램의 클린 프로그램을 염원한 김연아 선수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그렇게 날이 밝고 경기를 보았다. 김연아 선수가 실수만 하지 않으면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을 한다 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앎에도, 나는 떨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되뇌였다. '즐겨라.'


그리고. 나는.

오늘 '쇼트 프로그램, 그 이상의 프리 프로그램'을 보았다.



지난 쇼트 프로그램 때에는 성모 마리아의 현신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는데. 이번엔 그 말로조차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았다. 지난 쇼트 프로그램이,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펼친 천상의 끝자락이라면, 이번 프리 프로그램의 인상은 신이 하늘로 관중과 시청자 모두를 들어 올려 천상의 광명을 친히 보여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이 말로도 내가 느낀 감동을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아니, 아무리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고민해도 지금 내가 가진 말로는 오늘 느낀 감동을 모두 표현할 수가 없다. 글쟁이로서 참 이런 때에는 즐거우면서도 안타깝다. 내가 가진 말로 그 감동을 모두 표현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아마도 내가 혼자 그 경기를 봤다면 목놓아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간의 고생. 그간의 염원. 중압감. 그런 것들이 한 번에 몰아쳐 오는 고통 중에서도 자신의 연기를 완벽하게 해낸 그 순간의 감정이 나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어 왔기 때문이다. 프리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 선수의 눈물은 그래서 값지다. 그래서 복되다. 그래서 영광스럽다. 그녀는 금메달이나 세계 신기록이라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바라보는 목표를 이루기 이전에, 자신이 꿈꾼 것을 이뤘고 자신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감히, 그녀의 눈물은 그런 의미였을 거라 짐작해 본다.


그리고 자신의 영적, 내적 싸움에서 이긴 순간,


그녀는 모든 세상을 이겼고 나는 천상의 영광을 보았다.



'The Legend'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오늘 그녀에게 임한 천주님의 영광스러운 광채와 기품이 세상 끝날까지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 The xian -

P.S. 사진 출처 : SBS 방송 중계 화면 / 밴쿠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덧글

  • The Lawliet 2010/02/26 17:31 #

    아.......레벨4가 도데체 몇개입니다 ㅠ_ㅠ 정말 최고입니다. 동문만 뺴고 ㄱ-
  • The xian 2010/02/27 00:17 #

    예. 하나만 빼고 최고죠.
  • NovaStorm 2010/02/26 17:36 #

    .. 스스로 스스로를 이겼기 때문에 얻은 영광..

    아.. 감탄만 절로 나옵니다.. 채점하는 심판들은 얼마나.. 중계진은 또..;
  • The xian 2010/02/27 00:18 #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중계진들이 이렇게 숭상하듯 중계해준 선수가 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draco21 2010/02/26 18:48 #

    감동의 눈물이 찔끔. ToT
  • The xian 2010/02/27 00:18 #

    회사 사람들과 밥먹는 자리여서 겨우 눈물을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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