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주호 준위님에 대한 한나라당의 황당한 특진 제의 by The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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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렇게 말했다 하지.

"아무리 나쁜 사례로 간주되고 있는 일일지라도 애당초 그것이 시작된 동기는 선의였습니다. 하지만 미숙하고 공정심이 모자란 사람이 권력을 잡은 경우에는 좋은 동기도 나쁜 결과를 낳게 됩니다."

지금껏 한나라당이 한 황당한 삽질들 중 100%는 아니더라도 약 70~80%는 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에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한나라당의 생각 자체가 미숙하고 공정심이 모자라기 때문에 '선의'로 특진 이야기를 꺼냈지만 실상은 욕 먹을 짓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군대의 계급 및 복무년한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특진 이야기를 꺼낸 것이기 때문이다.

군대 이야기 중 대표적인 무개념 사례 일화 중에 '갓 복무를 시작한 소위가 우리 머리 희끗희끗한 행정보급관님에게 '자네가 행정보급관인가?'라고 했다더라' 라는 일화가 있다. 나는 이런 경우를 실제로 겪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찌 될까? 실제로 이런 무개념 사례를 주위에서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소위는 '자네'라고 칭했던 행정보급관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서야 이야기가 끝났다거나, 대대장에게 징계를 받았다거나. 그 일로 장교들과 부사관들 사이가 엄청 틀어져서 괜히 졸병들만 고생했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군대는 계급사회이다. 하지만 반면 '짬밥'이라는 이름의 복무년한과 기수가 통용되는 사회이기도 하다. 대령으로 퇴역하는 부사단장의 전역식에 소장인 사단장이 축사를 하며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사석에서는 그 사단장보다 부사단장이 상석에 앉았다는 이야기는 괜히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체계를 모른 채 계급 하나만 높여주면 다 특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군대에 대한 제대로 된 고찰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군대로 비유하자면, 무개념 고문관이나 할 법한 판단이다.


내가 보기엔 이 특진 제안은 유족들을 심히 불쾌하게 만들었을 듯 하다. 단적으로, 지금 군 복무중인 한주호 준위님 아드님의 계급이 뭔지는 알고 있나. 중위다 중위. 그런데 소위 특진? 30년 이상 군복무를 한 돌아가신 아버지를 아들보다 계급을 낮게 하겠다는 건가 뭔가. 그 아드님이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이번 사례를 보면, 굳이 "어떤 면제자가 어디에 있고 어떤 군대기피자가 어디에 있는 당"이라는 식의 지엽적인 사례를 들지 않는다 해도 군대라는 곳의 생리에 대해 한나라당이 잘 안다고 '절대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제대로 생활해 봤다면, 아니, 제대로 생활해 보지 않았다 해도 바로 경험한 사람에게 듣기라도 했다면, 이런 식으로 고인과 유가족을 모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굳이 한나라당과 정부가 고인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하고 싶다면,

- 북한 이야기 흘리지 말고 천안함 침몰에 대한 원인을 진실에 대한 가감 없이 밝히고
- 살아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 가능성을 가지고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구조하며
- 너무 늦어 아무도 살지 못했으면 시신이라도 무사히 인도하고
- 책임자들이 이빨이나 까고 있지 말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이래야 정상이 아닐까?


그런데 실상은, 장례식장 앞에서 기념촬영이나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그걸 찍어 싸이에 올리고나 있지. 사전 선거운동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어이구 두야.


- The xian -


P.S. 지난 2003년 헬기 추락 사고로 7명의 군 장병이 숨졌을 때에도 고 방호준 준위님에게는 특진을 적용하지 않았고 (국방일보 관련기사) 2008년 헬기사고 때에도 준위 두 분에게는 준사관의 특성상 특진을 적용하지 않았다.(mbn 관련기사)

지금 이오공감에 보니 아리아리랑인가 뭔가 하는 0칼로리가 선례 운운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하고 있는데. 기사 좀 똑바로 검색해 보고 선례 어쩌구 했으면 좋겠다. 원칙적으로는 내가 영구 차단한 0칼로리들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데, 이 건은 너무 한심해서 탄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놓고 안 민망하다고 정신승리나 하고 욕설이나 하고 있는 것도 어이없고.

저격은 무슨 저격. 그냥 욕이나 하고 침이나 뱉는 찌질이 주제에.


P.S. II. '독약병에 약을 담아서 저에게 주면 저는 독약인 줄 알고 그냥 버립니다.'라는 공지사항을 저렴하게 무시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먹어 보니 약도 아니더군요?



덧글

  • Bani 2010/04/02 14:31 #

    xian님께서 바라시는 일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꺼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들에게 중요한건 자신의것이지 그것 이외엔 아마 관심도 없어뵈니까요. 어떻게 보면은 '이거먹고 떨어져라' 이런느낌으로밖에 안보입니다. 정말 군인의 명예를 생각했다면은 저런 반응은..뭐;; 생각도 못하는게 아닐까요.
  • The xian 2010/04/02 14:39 #

    저도 군대에 있을 때 그다지 성실한 병사는 아니었지만, 저렇게 계급과 짬밥조차 모르고 엉기지는 않았었는데 말이죠.

    이건 그냥 생각이 없는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바라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조금도 놀라지 않습니다. 익히 겪어봤기 때문이죠.
  • 2010/04/02 16:2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he xian 2010/04/02 16:29 #

    아, 단지 저한테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일 뿐입니다.

    저에겐 그럴 일이 만무하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존재도 도움이 되는 일도 있으니까요.
  • MIP마스터 2010/04/02 19:42 #

    카이사르의 명언을 알게 되니 사건이 좀더 자세히 보이네요
    초상집에 케익들고 가는 격이니 군대의 계급에 대해 무지한
    병역기피자들의 소굴이라니 이런 자들에게 정치가의 기회를 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숨이 나옮니다.
  • The xian 2010/04/02 21:13 #

    뭐 굳이 병역기피 같은 지엽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사실 지엽적인 이야기는 아니죠. 심각한 거죠) 그냥 이건 사람으로서 개념이 없는 것입니다.

    제 친척 중에도 몸이 안 좋아 미필인 사람 몇 있지만 이렇지는 않거든요.
  • draco21 2010/04/02 21:00 #

    .... 그러고 보니 아드님 이야기도 있었군요. 정말 웃기 힘든 이야기 입니다. 유족들도 당연히 불쾌했을것이고.. 끄응.
  • The xian 2010/04/02 21:14 #

    군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면 열불낼 일이죠.

    원사도 소위로 특진시킨다면 화낼 일인데 계급과 관련된 부분이 거기에서 끝인 준위에게 특진을 준답시고 소위로 특진이라니 원.
  • 역성혁명 2010/04/02 22:51 #

    아이고, 군을 함부로 건들면 안됩니다. 차마 정신차리라고 허깨나무 추출물을 갖다고 주고싶습니다.
  • The xian 2010/04/04 12:47 #

    그렇습니다. 군은 그런 식으로 건드리면 안 되죠.
  • Alchemist 2010/04/02 23:35 #

    저도 방금까지....준위보다 소위가 높은 줄 알았습니다 OTL...
    역시 진정한 밀덕은 군대를 가야....
  • The xian 2010/04/04 12:47 #

    저도 군생활 하기 전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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