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저작권 분쟁과 관련된 주요 오류 - (2) '리그 합법'론 by The xian

지난 글은 링크를 누르시면 보입니다.

1. "갑툭튀"론 / "잠자는 권리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론
2. "KeSPA는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론 / "지금의 리그는 합법"론
3. "스타크래프트 1 죽이기"론 / "e스포츠 멸망"론
4. "제한된 정보는 무의미하다"론 / "이익 싸움에 끼지 말자"론
5. "저작권 불확실성"론 / "빌딩 2층부터 쌓기"론
6. 그외 잡다한 논리를 가장한 오류들


"KeSPA는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론 / "지금의 리그는 합법"론 의 주요 유형:

"KeSPA는 저작권을 인정하고 돈을 내겠다고 했다. 과거는 모르지만 이제는 인정하는 것인데 왜 KeSPA만 뭐라고 그러냐?"

"2007년부터는 몰라도, 그 이전엔 스타크래프트1 유통사인 한빛소프트가 회장사이기도 했고 KeSPA 초기 이사사이기도 했으니 합법이다"

"양 방송사는 KeSPA에게 중계권료를 내고 있으니 지금의 리그는 불법리그가 아니다"

"온게임넷은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를 계약했으니 합법이 아닌가요?"



'KeSPA가 돈을 내겠다고 했으니 저작권을 인정하는 것이다'라는 식의 말은, 어떻게 보면 속아넘어가기 가장 쉬운 이야기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KeSPA는 돈을 못 내겠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KeSPA가 저작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용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라는 식의 말들을 언론에서 봤다면 더더욱 속아넘어가기가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확하게 봐야 합니다.

일단 KeSPA의 일관된 입장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저작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게임의 사용료는 지불할 의향이 있지만 방송중계, 대회개최 등의 권한에 (블리자드나 그래텍이) 관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이게 KeSPA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1년에 3억을 제의한 것 역시 그런 배경에서 나온 제의입니다. 그렇기에 위의 입장을 얼핏 보면 KeSPA가 저작권을 실제로 생각할 의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지금까지 벌어졌던 게임리그와 관련된 부분은 게임의 사용료라는 애매한 개념으로 해결될 문제가 절대로 아닙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개인 사용 용도로 구입하는 게임의 통상적 사용 범위를 넘어선 영리행위이고 이것은 원저작자와의 협의를 통해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부분에 해당하니까요. 어떤 분들은 사용료와 라이선스, 즉 권한 부여가 뭐가 다르냐고 강변하지만, 그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게임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인 이상 저작물에 대한 사용권 뿐만이 아니라 여러 저작재산권 및 저작인격권에 포함되는 권리들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 중 저작물의 사용권 외에 e스포츠 및 그와 관련된 부가적 권리와 관련이 있고 KeSPA와 방송사가 침해한 주요 항목을 들어 보겠습니다.


성명표시권(저작권법 제 12조) - 스타크래프트는 엄연한 블리자드의 게임이므로 이를 사용하는 게임대회 역시 블리자드의 로고를 표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저작권 협의가 되지 않은 거의 대부분의 리그는 블리자드의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음으로서 블리자드가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성명표시권을 침해해 왔습니다.

KeSPA와 방송사는 그 동안 무상으로 블리자드를 홍보해 왔다고 잡아떼고 있지만, 권리 없는 마케팅은 마케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더욱이 브랜드나 회사명을 명시하지 않는 광고를 10년 넘게 한 셈이니 실소할 일이죠. 10년간 티저광고만 한 셈입니다.


공연권 및 공중송신권(저작권법 제 17조, 18조) - 스튜디오 및 야외무대 등에서 게임 대회를 관중들에게 보이고, 그것을 방송 등을 통해 송신하는 것이 공연 및 공중송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스타크래프트의 공연 및 공중송신이 가능한 자는 '저작자'. 즉 블리자드 혹은 블리자드에게 라이선스를 받은 사업자여야 합니다.

그러나 KeSPA와 방송사는 여기에 있어서도 무단으로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을 뿐더러 오히려 공연권과 공중송신권에 해당하는 중계 및 대회개최권을 방송사와 KeSPA의 고유 권한으로 취급하는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단으로 중계권을 행사해 3년간 중계권료로 17억+@를 받아먹은 행동은 도둑질 그 자체지요.


2차적 저작물 작성권(저작권법 제 22조) - 블리자드의 요구에 대해 KeSPA와 방송사들이 마치 자신들이 저작권을 인정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실제로 그런 마음이 1%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그들의 행태는 위장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한 말들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게임은 블리자드의 것이지만 선수들과 방송사, KeSPA의 역할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2차 저작권도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말이 그것이죠.

거기에 저작권법 제5조에 명시된 2차적 저작물의 권리에서 '2차적저작물의 보호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는 조항을 읽은 분들이라면 '그래, KeSPA나 방송사에게도 권리를 인정해 줄 측면이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기 매우 쉽습니다. 그러나 - 좀 기분나쁘시겠지만 -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에서는 2차적 저작물 작성의 권한에 대해서,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말로 '저작자'에게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지금의 KeSPA와 방송사는 저작자의 위치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2차적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KeSPA와 방송사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저작자가 아닌 KeSPA와 방송사의 생산물들은 2차적 저작물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이야기는 5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지요)


즉, 이미 중계권료를 3년간 받아먹고 지금 승인 없이 리그를 강행하는 행동만이 저작권 침해행위가 아니라. 과거부터 지금 강행되고 있는 리그까지 저작자와 협의도 하지 않고, 저작자인 블리자드의 로고도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중계권이나 대회개최권을 가지고 '그건 우리 권한이니 관여하지 말라'라는 말과 행동들까지 모두, 원저작자인 블리자드의 저작권을 우습게 아는 행동이고 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무단 점유한 다른 여러 권리는 여전히 하던 대로 갑으로 행사하겠다고 (KeSPA와 방송사에게 권한이 있다고) 말하면서 고작 '게임의 사용료'로 돈을 주겠다는 것. 과연 이게 저작권을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거 먹고 떨어져라'라는 걸까요? 적어도 지금까지의 근거상으로 볼 때 전자라고 보기엔 매우 어렵습니다.


나머지 문장들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일단, 한빛소프트의 지위는 국내 스타크래프트 유통사입니다. 게임 유통과 함께 라이선스를 주는 예가 없는 것은 아니나 단순한 게임 유통만의 계약이라면 e스포츠 대회 등의 추가적인 영리사업의 권한을 섣불리 넘겨주는 사례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작권자인 블리자드가 한빛소프트에게는 게임 유통 이외의 라이선스가 없다고 부정하는 상황이라면, KeSPA와 방송사들은 '한빛소프트가 초기 이사사였고 회장사였으니 불법이 아니다' 따위의 애매한 소리를 하지 말고 그에 대한 반례를 제시해야 합니다. 물론, 반례를 제시한다 해도 무단으로 중계권을 행사하여 돈을 받아먹은 2007년 이후의 리그는 저작권 침해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음으로 "방송사는 KeSPA에게 중계권료를 내고 있으니 지금의 리그는 불법리그가 아니다"라는 MBC게임 등의 항변은 번지수가 틀린 행동입니다. 이런 가당찮은 변명에는 아주 딱 맞는 비유가 하나 있죠. 윈도우 7을 웹하드에서 다운로드받아 놓고 '웹하드 업체에 사용료를 냈으니 불법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작물로 발생한 이득은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저작권자와 협의가 된 다운로드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는 상황이라면 복돌이들이 자기의 불법 다운로드를 옳다고 강변하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그리고 복돌이들이나 할 법한 수준낮은 변명은 웃음거리가 될 뿐이죠. 논리가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온게임넷은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를 계약했으니 합법이 아닌가요?"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아닙니다. 그 대회 하나에만 국한된 계약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앞으로 새로 리그를 치르고 방송하려면 새로 계약을 해야 하고, 지금 프로리그를 중계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에 공동 참여하는 것이죠.


물론, '내가 보기엔 게임의 사용료 정도만 내도 될 것 같은데 뭐 이리 시끄러워'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 자체는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면, 개인의 생각과 팩트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일치할 이유도 없습니다.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은 그 이상이 될 수 없고, 논리나 사실이 되려면 제대로 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미 법대로 하게 되는 극한상황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명색이 KeSPA 국장이란 자가 "e스포츠는 이미 다른 스포츠들처럼 대중이 보고 즐기는 공공재적 콘텐츠이니 블리자드 측의 양보를 요망한다" 따위의 소리를 해서 불에 기름을 붓고 있는 상황을 보고서도 아직도 KeSPA나 방송사가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멋대로 생각하거나 지금 강행되는, 혹은 강행될 개인리그 및 프로리그가 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KeSPA와 방송사가 저작권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침해해 온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입니다.


결론입니다.

'게임의 사용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이유'로 KeSPA 및 이사사, 방송사가 저작권을 인정했다고 받아들이면 '낚이시는' 겁니다. KeSPA와 방송사는 지금껏 1차 저작권을 인정한 바도 없고, 블리자드에게 라이선스를 받지도 않았으며. 지금 스타크래프트와 관련하여 저작자로서의 권한은 아무 것도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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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가람온 2010/10/25 17:46 #

    황제를 깐 시점에서 저치들은 '상종 못할 견공'으로 굳어졌습니다.
    아, 이거, 전혀 상관없는 뻘소린가요.
  • The xian 2010/10/25 18:44 #

    아니요. 상관이 있습니다.

    KeSPA는 블리자드에게서 라이선스를 전혀 받지 못했으니 기댈 권리라고는 선수들에 대한 권리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선수들의 퍼블리시티권 같은 것이죠. 그런데 그 권리마저 그들은 부당하게 자기 것인 양 행사하고 있으며, 오히려 자기들이 발로 차버리고 있습니다.

    계약 만료 후 다른 종목으로 전향한 임요환, 이윤열 같은 선수를 상금 사냥꾼이라거나, 배신자라고 언급되도록 방치하는 행동을 보면 KeSPA는 그나마 자기들이 가진 복도 발로 차버리고 있는 것이죠.
  • 아르카딘 2010/10/25 20:11 #

    아...버틸 수 없다.

    케스파가 약을 파니 실로 병맛의 이익집단이 아닐수 없군요.

    만약 슈퍼 301조가 터져도 해산시켜 버리고 우리는 상관없다. 라고 말할 기세입니다.

    ....그러고 벌금은 국가가 내야 하나?
  • The xian 2010/10/26 23:30 #

    어설프게 쉴드쳐줬다가는 뭔 일이 일어날지 감도 안 잡힙니다.
  • Dancer 2010/10/26 09:27 #

    중계권 판매에 대해서는 "절도"가 아니라, "사기"가 해당됩니다.
    블리자드가 엠겜에 고소를 할 수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엠겜은 케스파에게 권리를 샀다"고 생각했지만,
    케스파에겐 권리가 존재하지 않앗고,
    그 사실을 있는 것처럼 속여서 판매한거죠.
  • Dancer 2010/10/26 09:30 #

    집주인 B

    사기꾼 K

    집구매자 M



    K가 M에게 집문서를 팝니다.(가짜 집문서죠)
    M씨는 집을 자기마음대로 개축해버렸습니다.

    B는 M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M씨는 이거 "내가 K에게 산 집인데요?"

    집은 판매된 적이 없죠.
  • The xian 2010/10/26 23:30 #

    사기가 맞겠군요. 기망행위니까.
  • Dancer 2010/10/26 09:36 #

    2차적저작물의 보호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말은 2차 저작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이 아니라

    원저작물과 2차저작물의 권리가 부딪히는 경우
    2차저작물의 권리는 무시된다.

    라는 내용입니다.
  • The xian 2010/10/26 23:31 #

    그런 식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1차 저작권도 없는 자들의 2차 저작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무시하더군요. 그래서 본문과 같이 적었습니다.
  • Dancer 2010/10/27 09:26 #

    결국 블리자드는 엠게임에게 저작권 소송을 해야하는 것이고
    엠게임은 케스파에게 사기에 대한 소송을 해야합니다.


    전부터 말했지만 케스파의 권리는 "선수라는 인질" 뿐



    이렇게 보면, 케스파는 중계권을 판매하는게 아니라
    "선수들의 출연료를 주 수입원으로 할 필요가 있었죠" 법적으로는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장사가 될리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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