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정죄하면 다 되는 줄 아십니까? by The xian

관련기사 1 - 문화부-여가부, 모든 게임물에 '셧다운'
관련기사 2 - 게임 셧다운제…청소년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합의하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당초 알려진 것처럼 온라인게임에 대한 셧다운제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은 물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탑재된 게임물까지도 범위에 추가시킬 수 있는 규제라는 것이 뒤늦게 드러난 상황이라, 당혹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유인 즉, 계류되어 있는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오전 12시부터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이 규제되고 만 16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에게 선택적 규제가 가능한 게임물 대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온라인 게임만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모든 게임물이 이에 포함되며 따라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는 콘솔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소셜 네트워크 게임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예산안 날치기 처리와 무력 충돌로 인해 국회가 급속냉각된 상태여서 이 법안의 연내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연내처리가 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게 생겼습니다. 지금은 법령 미비로 스마트폰 등의 여러 환경에서 게임을 취급하기 위한 오픈마켓 사업자의 국내 서비스가 어려운 것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법령이 있다 해도 국내외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해지게 됩니다.


게임업계에 몸담은 사람이자, 게이머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여성가족부의 주제넘은 게임계 개입을 처음부터 반대했으며, 더불어 여성가족부와 문화부의 셧다운제 졸속 합의에 대해서도 반대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여성부와 문화부의 일부 인사들은 처음부터 게임을 문화 콘텐츠가 아니라 악의 축으로 설정하고 과몰입 문제를 접근해 왔습니다. 셧다운제가 없었기 때문에 모친 살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여성부 장관의 극단적인 발언은 셧다운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부의 독선적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일면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게임을 단순히 유해성 측면에만 치중해, 일반인 판매나 청소년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 마약이나 술, 담배와 동격으로 비유하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한 비유이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적인 문제점이나 악의만을 들어 비유한다면 세상에 유해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둘째. 여성부는 게임과 게임으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다룰 만한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와 관련하여 60% 이상의 국민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통계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 보도자료를 보니 통계의 표본을 산출함에 있어 청소년 300여명, 교사 300여명, 학부모 300여명 식으로 극히 제한된 계층(더군다나 그 제한된 계층 중에서도 청소년을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계층이 절반 이상입니다)에서만 표본을 산출한 다음 그것을 가지고 '국민 60% 찬성'이라고 보도하는 조작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사기업이 이런 식의 선전행위를 해도 허위, 과장광고라고 욕 먹을 판에 정부 부처가 통계학의 기본이나 논리는 커녕, 아예 말 자체가 되지 않는 선전 선동적 행동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셋째. 그들은 게임과 관련된 법령을 만드는 데에 있어 기존의 게임물 등급제 및 게임 관련 법안을 적법하거나 논리적인 이유 없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16세 미만이라는 기준은 이전의 게임물 기준과도 전혀 상관없고 청소년의 개인정보 보호기준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저 오래된 변비처럼 묵혀져 있는 법안을 시원하게 배설해버리기 위해 기준도 무엇도 없이 그저 정치적인 합의를 한 것입니다. 저는 그런 행동을 '야합'이라고 말합니다.

넷째. 그들은 현실을 모릅니다. 청소년이 어떤 경로로 게임물을 오래 접하고 어떻게 등급위반 게임물을 접하는지,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과연 청소년만의 책임만 있는지, 그것을 방임하는 부모들을 비롯해 사회 각 계층의 책임은 무엇인지. 규제를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객관적 사실에 의한 시스템 확립 이후 다각적인 접근이 아니라 법령만 만들어놓으면 다 된다는 전근대적 태도와 독재나 다름없는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에는 당면 과제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어떠한 고찰도 엿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모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그들은 청소년이 자신의 자의에 의해 심야 시간이라 하더라도 게임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에 청소년들이 공부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규제 중심의, '어른들의 생각'일 뿐, '눈높이에 따른 생각'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 저는 성인입니다. 셧다운제를 겪어야 할 필요도 없거니와, 애인도 부인도 자녀도 없으니 셧다운제를 같이 고민하거나 실시해야 할 대상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제가 이 문제에 분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무조건 악의 축으로 보고 그것만 도려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없이 편한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의 만행이 저의 밥그릇과, 꿈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고 나아가 청소년들에게 허여되어야 할 자유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잘나신 분들에게 한 마디 하겠습니다.


"게임을 정죄하기만 하면 다 되는 줄 아십니까?

당신들은 틀렸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틀렸습니다."



- The xian -


덧글

  • NovaStorm 2010/12/14 15:48 #

    솔직히 저래도 다 빠져나갈 방법들이 천지 사방에 깔려 있는 만큼. 저만큼 어리석은 결의안도 처음보는군요.

    어른의 시각에서 아이들과 청소년을 보는건 절대 안됩니다. 그들의 거만함과 위선을 드러냈다고 밖에 말할 수 없겠네요. ~_~
  • The xian 2010/12/15 09:58 #

    뭐 어떤 법을 만들든 헛점이야 있겠습니다만 이번 셧다운제는 한마디로 졸속입니다. 최소한의 고민도 없고 천박한 규제만 있는 셈이죠.
  • Dead_Man 2010/12/14 15:48 #

    그게 아니라 저게 넘어오면 스팀이나 엑스박스 라이브 서비스에도 큰 타격이 옵니다 . 그러면 국내에 맞게 서비스하느니 그냥 서비스를 중지하겠죠 그러면 피해보는건 청소년이 아니라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겁니다.
  • The xian 2010/12/15 09:59 #

    그렇습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워먹는 꼴이죠.
  • 클랴 2010/12/14 15:53 #

    여성부에 대항마(..)로 내세워야 하는 정통부가 필요하고,
    게임 과몰입은 접속 규제가 아닌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인 개선 없이 무조건 규제만 한다면... 실효도 없고 부작용(민번도용)만 낳을 뿐이죠
  • The xian 2010/12/15 10:02 #

    청소년 문제는 문제가 되는 청소년이란 가족구성원만 막아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왜 '여성가족부'가 생각지 않는지 참 의문입니다.
  • ProfJang 2010/12/14 16:04 #

    탁상공론과 탁상행정의 표본이랄까. 모든지 규제하면 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나보죠. 에초에 현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답이 없습니다.
  • The xian 2010/12/15 10:04 #

    문제는 그런 형편없는 자세를 지닌 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거죠. 어휴, 답답합니다.
  • 달팽이DPE 2010/12/14 16:05 #

    일본의 도쿄도 조례의 경우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물론 두 법의 목적성은 좀 다릅니다만)
    사람의 교육과 인성을 기초로 해결해야 할 내용을 제도와 법률로 해결할려고 하니까 반발이 심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샛길이 생기는겁니다.

    범죄자 형량 300년 먹여도 일어날 범죄는 일어납니다.
    어떻게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으니 둑이 터지지 왜 터지는걸까요?
  • The xian 2010/12/15 10:06 #

    쉬운 일만 하고 금방 집어먹을 수 있는 떡밥만 취하겠다 이거겠죠. 정말 무익한 자들입니다.
  • KUSANAGI 2010/12/14 16:45 #

    여성부 련들은 어째 하는 짓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병크 투성이냐...
  • The xian 2010/12/15 10:07 #

    정말 여성가족부라는 이름이 아까운 집단입니다.
  • 少雪緣 2010/12/14 17:00 #

    금주법으로 술을 금했더니 어찌됐더라...

    솔직히 저 법안이 시행되고서 불법 지하 PC방 같은곳이 성행할듯합니다. 바다이야기 이후 최고의 황금어장이군요.
  • The xian 2010/12/15 10:10 #

    바다이야기 사태를 또 일으키거나 만들어서라도 아예 게임을 망하게 하려는 게 저의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 draco21 2010/12/14 18:14 #

    선무당이 사람잡고 있습니다. 이제 보니 게임도 잡고 있군요.

    제발 좀 부탁인데 무턱대고 들이대서 간섭좀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이참에 필요도 없는데 없어져주셨으면 더 좋구요.
  • The xian 2010/12/15 10:12 #

    무당은 차라리 굿이라도 멋들어지게 하지 이 자들은 하는 게 조작질에 들쑤시기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 엘레시엘 2010/12/14 19:23 #

    정통부 없어지니까 별별 거지같은 놈들이 다 손을 들이대는군요. 진짜 사람 혈압 오르게 만드는구만 -_-
  • The xian 2010/12/15 10:14 #

    문화부와 여성부 둘이 합쳐 바보같은 짓을 하니 이건 뭐 '둘이 합쳐 IQ 100'이 따로 없습니다.
  • 450 2010/12/14 20:30 #

    여성부뿐만아니라 게등위 영등위 등등 우리나라에는 쓰잘데없는 집단들이 너무많습니다.. 해당 분야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해도 문제가 많을 텐데 잘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고 규제란 규제는 다때리고있으니.. 갈라파고스화 되지않는게 더 이상한거죠..==
  • The xian 2010/12/15 10:17 #

    세스코도 아닌 것들이 집의 해충을 잡는답시고 불을 놓는 격이니 웃기는 노릇이죠.
  • 450 2010/12/14 20:32 #

    아무튼 현정부들어서고나서 정부에서 제대로 하는일이 몇개나되는지 =ㅅ=;;

    뭔가 완전 길을 잘못들었어요..진짜..

    이건 진짜 막장테크트리 타고있는...

    옛날에는 만화란 콘텐츠가 여기저기서 규제라는 명목아래에 치이고..

    나중에는 대여점시스템을 합법화시켜주면서 아주 씨를 말렸죠..

    게임도 그렇게 되지말라는 법이 없으니..;;

    잘키워도 모자를판에.. 씨를 말리고잇으니;;
  • The xian 2010/12/15 10:19 #

    결국 이런 식으로 정책을 하면 게임만 망하겠죠. 뭐 게임을 마약과 같이 보는 잘나신 관료들은 그리 되어도 자기는 옳고 잘했다고 나불대겠지요.
  • BoSs_YiRuMa 2010/12/14 21:17 #

    여성부와 문화부가 저렇게 쉽게 생각하고 법안을 내는 이유가 있죠.

    저 법안을 통과시켜도 자신들에게는 하등 문제될것이 없으니까요.

    자신들은 청소년기가 없었다는듯이 말하는 하등동물들..

    자신들의 청소년기를 생각해보면 저따위로는 못할텐데 말이죠.에휴.
  • The xian 2010/12/15 10:15 #

    그들의 행동을 보면 청소년기는 아직 오지도 않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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