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을 도둑질하는 것이 '관행'인 창피한 대한민국 by The xian

'아돌군의 잡설들' 에서: 뽀로로 우표 발행하고, 캐릭터 사용료는 '0원'

요즘 뽀로로 연등 문제 뽀로로 기념우표 이야기 등등의 여러 가지가 얽히며 뽀로로의 저작권 문제가 주목받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이런 일이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개인과 개인, 개인과 단체, 단체와 단체 사이에서도 저작권을 도둑질하거나 멋대로 전용하고 난 뒤 그것을 혹은 정치적으로, 혹은 무력으로, 아니면 인간적인 온정주의 등으로 무력화시키는 일을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한두번 들은 것도 아니니까요. (참고로 어떤 이들은 '공공의 목적'이면 저작권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합니다만 기념우표 사업처럼 '공공의 목적'이라 해도 수익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제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게임 콘텐츠 분야만 해도 작년에는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이 불거져 '공공재 드립'과 같은 희대의 명언을 낳으며 현재 진행형이고(그런데 저는 왜 이게 소송까지 가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남의 게임을 무단 사용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므로 방송사가 저작권을 인정받는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깜도 안 되는 일인데 말이죠.) '유혹의 소나타' MV는 FF7 어드벤트 칠드런을 베꼈다가 4억을 물어줬으며, 이미 서비스 종료된 제라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그래픽을 도용해 욕을 먹었지요. 뭐 그것 외에도 숱하게 나옵니다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구질구질해지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콘텐츠에 대한 도둑질이 만연한 상황에서 정부라도 제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오히려 정부에서 도둑질에 앞장서고 그것을 '관행'으로 무마하는 상황이니 참 끔찍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물론, 선의를 위해 저작권을 일부러 주장하지 않은 '대인'들도 분명히 있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도둑질을 '관행'이라고 해 버리면 그렇게 선의를 위해 저작권을 주장 안 한 사람들까지 물먹이는 행동이 됩니다. 그러니 관행 드립은 참 여러 가지로 사람들 엿 먹이는 일이지요.

그러니 저는 원문에서 언급하는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대단히 창피하고 부끄럽습니다. 더불어 제가 이렇게 재산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면서 멸시와 천대를 받는 - 가뜩이나 요즘 여성부와 일부 시민단체가 결국 관철시킨 광란의 셧다운제에 대한 생각만 해도 골치아픈데 - 콘텐츠 업계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지도 순간순간 의문이 들 정도지요. 여담이지만 이런 식으로 요즘 정말 제 직업관을 흔드는 일이 많이 일어나서 머리가 아픕니다.

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으레 '피장파장의 오류'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내드는 이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너는 얼마나 깨끗하냐?'라고요. 하지만 저는 예전에 기회 있을 때마다 고백한 것처럼 사탄의 왕관을 쓴 전력이 있으며 저작권 문제를 누군가가 걸고 넘어진다면 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죄 없는 자가 돌로 쳐라'라는 식으로 신의 권위도 없는 주제에 신의 목소리를 참칭하는 자들의 함정에 빠져서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이런 도둑질은 언제까지나 계속되고 대한민국의 콘텐츠 산업은 영원히 그 모양 그 꼴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죠.

말 나온 김에 '관행'(慣行)이라는 말에 대해 좀 걸고 넘어져야 겠습니다. 관행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또는 '관례에 따라서' 행동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도둑질하는 것이 '관행'이 될 만한 집단은 '도둑 무리'나 '상습 강도단'정도가 되어야 정상이 아닐까요? 따라서 '관행'이라고 도둑질을 변명하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나는 도둑 무리에 소속되어 여러 차례 도둑질을 행한 천하에 몹쓸 도둑놈입니다' 라고 만 천하에 인증하는 행동입니다. 자기들만 더러워질 일이지 왜 관행이라는 말을 이렇게 더럽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제 말을 들을 리 없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을 '콘텐츠 도둑들의 천국'이라고 역사에 남길 심산이 아니라면 제발 정부부터 이 천박한 도둑질들을 그만둬 주시기 바랍니다. 말로만 콘텐츠 산업을 '고부가가치'네 미래 산업이네 뭐네 하지 마시고, 말로만 비즈니스 프렌들리 어쩌구 저쩌구 하지 마시고요.


- The xian -


덧글

  • Nine One 2011/05/09 15:06 #

    그런 것으로 놀라다니요.

    한국의 공공적인 저작권 및 아이디어 도둑질인 "공모전"은 이미 한국의 저작권 의식의 느슨함을 보여주고 있죠.
  • The xian 2011/05/10 11:51 #

    공모전이야 이미 다른 분들이 지적한 사례도 있고 이오공감도 간 사례가 있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Dancer 2011/05/09 15:15 #

    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악습"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어를 한국인처럼 사용하는 정부가 필요합니다.
  • The xian 2011/05/10 11:51 #

    말하신 대로 악습이 맞지요. 관행은 무슨.
  • Dancer 2011/05/09 15:23 #

    제23조(재판절차 등에서의 복제)
    제24조(정치적 연설 등의 이용)
    제25조(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제26조(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제27조(시사적인 기사 및 논설의 복제 등)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제31조(도서관등에서의 복제 등)
    제32조(시험문제로서의 복제)
    제33조(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등)
    제34조(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녹화)
    제35조(미술저작물등의 전시 또는 복제)


    이미 정해놨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제한조건이 붙습니다.
    아주 많이 붙어 있는데..

    그 내용들을 요약하자면..

    "비영리일 것"
    "너무 대놓고 많이 차용하지 말것"
    "일시적일 것"
    "내용 함부로 바꾸지 말 것"

    등등이 있죠.
  • The xian 2011/05/10 11:52 #

    그렇지요. 그런데 이건 일단 영리사업이잖아요? 안될거야 아마;;
  • 겨울나기 2011/05/09 16:07 #

    그러니까 스1은 공공재인 겁니다. 천한 스망빠들은 그걸 몰라요.
  • The xian 2011/05/10 11:52 #

    에휴.;;
  • 라이네 2011/05/09 18:01 #

    그런데 말이죠..
    뽀로로나 스타크래프트에 대해서는 다들 분노를 하는데 정작 다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대해서는 왜이리 관대할까요.
  • The xian 2011/05/10 11:52 #

    그렇게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괜찮은 나라가 아니라는 반증이지요.
  • 알트아이젠 2011/05/09 20:27 #

    맙소사...
  • The xian 2011/05/10 11:52 #

    끔찍한 일입니다.
  • AlexMahone 2011/05/09 20:57 #

    도둑질이 관행이 되어버려서 말이죠..


    참으로 할 말이 없게 만드네요..


    이러면서 무슨 문화콘텐츠 육성을 한다는건지
  • The xian 2011/05/10 11:53 #

    문화콘텐츠 육성은 그저 말뿐이고 공염불이죠. 아니. 문화콘텐츠라는 개념 자체가 지금의 위정자들에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콘텐츠로 본다면 셧다운제를 하겠습니까? 유해물 취급하니 셧다운제를 하는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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