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들의 실언과 식언 - '정치인의 죄악'의 표본 by The xian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민주당의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 남북 공동개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언론이라고 부를 수 없는 곳에서까지 이 발언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과연 어디에서 민주당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살펴보니 민주당이 지난 7월 8일에 열었던 제 36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이었습니다. 비판과 비난을 위해 여러 가지 곁가지를 붙이며 스리슬쩍 이야기를 왜곡하는 자들의 단편적인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민주당 자신이 공개한 발언을 제대로 보시는 것이 나을테니 좀 긴 글이 나와도 귀찮더라도, 링크로 들어가 보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민주당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나온 공동개최 이야기는 매우 부적절합니다. 그러나 그 부적절함을 말하기 이전에 저는 한 가지에는 동의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바로 '공동개최라는 정치적 의견을 제시한 행동' 그 자체를 죄악이나 나쁜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의견이 나올 여지를 애초에 배제해 버리는 행동이지요. 원래 민주주의는 그렇게 조용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다른 의견 속에 시끄러운 다툼이 발생하지요. 그러나 결과가 정해지면, 정해진 결과에 승복하고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민주주의의 룰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그 룰 자체가 시작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툼이나 다른 의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틀렸다'라고 해 버리며 국론분열이니 국격이니 하는 진부함으로 찍어 누르기에 바쁩니다. 결과에서부터 과정까지 모두 하나되기를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심지어 '다른 의견'들 때문에 일어나는 소란이나 다툼들을 '무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깎아내리기까지 하지요. 더욱이 그런 전체주의적인 말과 행동이 몇 년 사이에 더욱 거리낌없어지는 것이 참으로 우려됩니다. 그런 행동이야말로 저 위쪽 노스렌드에서나 통하는 것이 아니던가요? '종북주의적 사고방식'은 경계해야 합니다. 여러 모로.


각설하고, 원래 비판하려던 민주당의 공동개최 발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제안이 부적절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크게 나눠 보면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정세 판단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남북관계라는 대외적 상황을 보면 천안함, 연평도 이야기가 아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이 부분에 대해 북한이 제대로 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국내 상황을 보면 주가지수 등의 거시적 지표는 상당히 높아져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기업 일부에 편중된 성장일 뿐, 대한민국의 서민들의 삶은 나날이 궁핍해져 가고 있고 정부에서도 슬그머니 성장전망을 낮추는 등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과 한계가 여러 부분에서 보이는 상황이지요.

이렇게 대외적, 대내적으로 험악한 상황 속에서 평창의 개최는 그 경제적 부분을 떠나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험악한 부분을 다시 생각나게 만드는 민주당 당직자들의 행동은 대체 무엇인가요? 다시 생각해 보니, '정세 판단'까지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못하는 저급한 수준입니다.

둘째. 외교의 기본도 모르는 헛소리입니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는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는"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관계가 아닙니다. 남북의 인도적 관계 운운하며 남북관계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북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요. 더욱이 올림픽 공동개최 문제는 식량지원 등과 같은 인도적 문제와도 한참 거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멀쩡히 있었던 북한과의 접촉이 없었다는 식으로 국민을 속이고 중국에 호구처럼 끌려다니는 현 정부가 외교적으로 호구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민주당의 이런 발언도 외교의 기본을 모르는 호구짓인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셋째. 주제파악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민주당이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국회의원 선거까지 줄줄이 미끄러지며 수권정당에서 무능한 제1야당으로 떨어진 이유는 외부적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상황파악과 주제파악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인영씨는 "내년에 정권교체를 통해서 남북공동올림픽이 이뤄지고 명실상부한 통일 올림픽으로 치러지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라고 말했고 정동영씨는 "그리고 내년에 정권 바꿔서 2013년에 실질적으로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민주당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공동올림픽으로 확대 검토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정부의 실정 등으로 호기가 왔다고 마치 자신들이 차기 정권이라도 예약해 놓은 양 날뛰시는데, 그런 시건방지고 꼴같지 않은 소리는 정권을 획득하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넷째. 고루하고 지루합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번 발언 뿐만 아니라,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전후해 동북아 안정이나, 남북간의 화해무드 조성을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계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발언의 수위는 제각각이지만 여야와 대통령을 막론하고 거의 다 그런 소리를 한번씩 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올림픽은 화해무드와 평화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런 일을 해 왔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부분으로만 주목하는 정치권의 획일화된 생각은 고루하고 지루합니다. 언론 등을 통해 이번 평창의 유치 성공을 살펴보면 지난 두 번의 유치 실패 때와는 달리 실향민 등의 남북간의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은 것도 유치 성공에 도움이 되었다더군요.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그 정도의 학습능력도 없는 것입니까? 아니면, 고루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세련되게 말할 만한 감각이라도 갖추시든지요. 그런데 지금의 정치인들은 둘 다 없으니 문제입니다.


평창과 관련된 민주당의 실언과 식언을 보면서, 저는 정치인이 가질 수 있는 죄악의 표본이 바로 이런 것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도시정벌'에서 백미르의 제안을 받은 당시 야당 유력 정치인이 '정치인의 가슴엔 진실이 없네'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정치인이라는 직업과 정치라는 세계는 사실 진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불구대천지 원수같은 이들과도 타협해야 하고, 불의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면 그런 정치인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덕목은 사실을 바로 보고 주위의 상황이 어떤지를 파악하여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언과 식언을 한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그 기본이 안 되는 것 같군요. 유감입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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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無名공대생 2011/07/10 22:46 #

    저도 이 사건에 대해 좋은 의견을 내진 못 하겠더군요
  • The xian 2011/07/12 00:36 #

    우호적으로 바라볼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 술마에 2011/07/10 22:57 #

    "아니 왜??" 라는 생각과 "아 또?!?" 이 생각 두가지밖에 안나네요...
  • The xian 2011/07/12 00:37 #

    민주당의 무능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요.
  • heinkel111 2011/07/10 23:43 #

    그냥 저동네 인간들 살인독제왕조에 대한 끔사랑은 정말로 끔찍할 정도죠
  • The xian 2011/07/12 00:37 #

    살인독재왕조에 대한 끔찍한 사랑은 정당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 2011/07/11 00:3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he xian 2011/07/12 00:37 #

    어떻게 저렇게 학습능력이 무능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나인테일 2011/07/11 19:03 #

    자신들이 더 이상 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를 못하니 한나라당 만큼의 변화도 기대하기 힘들 듯..;;;
  • The xian 2011/07/12 00:38 #

    뭐 한나라당은 그 세월 동안 변화가 없던 작자들이긴 하지만,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굴욕인데. 그걸 모르죠. 저 머저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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