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 혹은 나는 꼼수다 by The xian

* 이 감상은 오해와 착오와 추측으로 가득 차 있으니 가려서 보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MBC에게 있어 '나는 가수다'의 의미는 대상을 줄 만큼 큽니다. 오랜만에 흥한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만 해도 MBC 안에서 일단 최고의 의미고, 최고의 가수들이 경연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고, 재도전 논란이니 캐스팅 논란이니 하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큽니다. 사회적 영향력이나 패러디 등등의 파급 효과는 말할 것도 없지요. 요즘 정치적 목소리를 내며 잘 알려진 '나는 꼼수다' 역시 나는 가수다의 제목 패러디라는 것은 안 봐도 훤합니다.

더불어, 어느 한 개인이 잘 해서 어떤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게 되어 국민적 인기를 얻는다 해도 그 사람만이 잘 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명분으로 보면 어떤 프로그램을 가지고 올해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해 대상을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문제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의미가 있다 한들, 나는 가수다의 대상 수상으로 끝맺은 이번 MBC 연예대상 시상식은 '아무리 나쁜 사례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그것이 시작된 애초의 계기는 훌륭한 것이었다.'라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정도의 오해가 드는 시상식이었습니다.


MBC 연예대상을 며칠 앞두고 새로운 시상 기준이 발표되었습니다. 개인별 대상을 없애고 프로그램에 대상 개념의 상을 준다는 것이지요. 옳은 말이었지만 아무래도 시상식을 앞두고 이런 기준이 발표되다 보니 오해가 난무하면서 여러 의견이 분분했고 그 기준을 옹호하는 듯한 기사나 의견들의 논조를 보니 대강 일관된 방향이 나오더군요. 말인즉. 수상이 유력해 보이는 배우들이나 상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배우들만 시상식에 가는 폐단이 발생했고, 이를 막기 위해 공동수상이 남발되는 또 다른 폐단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하는 지금까지의 팩트를 나열한 다음 마치 MBC가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이번부터 연기대상을 사람이 아닌 어떤 프로그램에 주는 대안을 마련한 것처럼 칭찬하거나 포장하고 있더군요. 문제는, 읽어보면 그럴듯 한데 오늘 시상식을 보니 결과적으로는 아니올시다라는 오해가 듭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MBC 연예대상에서 하위 개념의 상은 공동수상이라는 말만 없었지 상을 지나치게 쪼갠 덕에 사실상의 공동수상으로 오해하기 쉽게 보였습니다. 그 덕에 보다 보니 가뜩이나 지루해지기 쉬운 시상식이 더더욱 지루하다는 착각이 듭니다. 상대적으로 상위 개념의 상은 적어졌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것 같은 오해가 생깁니다. 평소 같으면 대상 자리를 경쟁해야 할 사람들까지 최우수상 자리로 내려와 아둥바둥 경쟁하는 모습은 마치 3류 극단의 어설픈 연기를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유재석, 박미선씨가 최우수상을 탄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된 다른 사람들이 - 개인별 대상이 있었다면 - 최우수상을 받지 못할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어쨌거나 중심이 모호해지다보니 시상식의 집중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상위 개념의 상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중심이 되어 수고한 분들에게는 그 격에 맞는 댓가가 돌아간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해가 듭니다. KBS가 후보에도 없는 1박 2일에 대상을 주어 멤버들에게 공동수상을 하는 '잘못'으로 시상식 같지도 않은 시상식을 만들어 지탄을 받다 보니, 속내를 진즉에 들킨 MBC는 프로그램에 대상을 준다는 얄팍한 자기합리화 속에 나는 가수다 멤버들에게 사실상의 공동수상을 주는 '꼼수'를 부린 것 같다는 오해가 듭니다. 그래서 연예대상이 끝나고 나니 "이 사람들이 연예대상을 방송하랬더니 착오로 공중파 버전 '나는 꼼수다'의 패러디물을 방송한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더불어 그런 오해와 착오가 연속으로 생기다 보니 저는 MBC가 공동수상의 폐단에 대안을 제시했다느니 하는 소리가 갑자기 말도 못하게 우스워 보입니다. 공동수상의 폐단을 없앤 것이 아니라 '꼼수'를 쓴 것 같다는 오해가 들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 MBC가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이 '나는 가수다'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본 프로그램이 연예대상인지 '나는 꼼수다'인지도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저의 오해와 착오와 추측성 판단을 싹 없애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MBC는 절대 그럴 방송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The xian -


P.S. 왜 KBS 연예대상 때는 가만히 있다가 MBC 때에 이러느냐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몰라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이미 발표한 후보에도 없는 대상 수상자를 낳은 몰상식한 시상식에 대해서는 굳이 그것을 시상식이라고 부르며 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덧글

  • 김반장 2011/12/30 09:48 #

    어쩐지 예년보다 많이 뿌리는것같았는데 그런.....
  • The xian 2011/12/31 09:31 #

    퍼주는 건 문제가 안되는데 왜 이리 균형을 못 맞추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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