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by The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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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임시국회에서 여러 민생현안을 포함한 법안들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_-)지각처리되는 와중에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과 e스포츠진흥법 역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논란을 낳았고 선택적 셧다운제까지 다시 들먹이게 만든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는 게임인으로서도, 그리고 게이머로서도 할 말이 많지만 지금 그 건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요. 글의 제목답게 e스포츠진흥법이 통과된 부분에 대해서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2년 간 계류 중이던 e스포츠진흥법이 통과되기까지는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게임이나 e스포츠 관련 개념을 탐탁찮게 보는 이들의 인식 문제도 있었고, e스포츠진흥법의 조항 중 공표된 게임물은 e스포츠대회의 종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사실상 저작권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이었기에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조항으로 인해 법안이 계류되기도 했지요. 이번에 통과된 e스포츠진흥법 전문을 보니 공표된 게임물 관련 조항은 삭제된 것으로 보이며, 그 외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연 1회 이상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거나 지원해야 한다는 강제규정도 삭제되었습니다. 아마 실효성 문제로 삭제된 것 같네요.


e스포츠 섹션 혹은 전문 언론에서는 하나같이 e스포츠진흥법이 통과된 것을 반기며 e스포츠의 재도약의 기회가 열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대감은 사실 좀 섣부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e스포츠가 다변화와 글로벌화에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작년에 방송사 폐지 및 게임단 해체 등의 상황을 맞았고 그 상황이 제대로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당장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아닌 e스포츠진흥법 하나 통과되었다고 너무 반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법 통과가 중요하지 않거나, 반가운 일이 아니라서가 아닙니다. 그만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게임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여론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이고, 게임 관련 현안에서 계속 여성가족부에게 밀리고 이젠 아예 권한을 넘겨주다시피 하는 꼴을 보면 주무부서인 문화부의 의지도 그렇게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원래 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어떤 상황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e스포츠진흥법은 더더욱 끝이 아니라 시작이겠지요. 시행령도 제정해야 하고,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좋게 말하면 보수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근거나 명분이 없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안 하려 하는 적잖은 주체들도 움직여야 합니다. e스포츠계는 정말, 정말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도 극복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선수, 방송사, 게임사 등의 e스포츠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의 이해관계도 잘 조율해야 하며, 권리와 존중이라는 기본 개념을 무시해서 e스포츠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던 어리석음을 다시 반복하는 일이 생겨서도 안 됩니다. 특정 주체에 권한을 몰아주는 식으로 행동했다가는 e스포츠진흥법은 그 순간 악법이 되어 e스포츠 자신을 찌르는 법이 되고 말 테니까요. 제대로 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사용하고, 각 주체들이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e스포츠진흥법은 e스포츠 중흥의 계기도 될 수 있고, 반대로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으며, 정말 잘못하면 법안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자체가 아예 사장될 수도 있습니다.


법규 통과를 계기로 새로운 법과 변화되는 e스포츠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잘 아실 분들이니, 망하지 않으려면 알아서 하시겠지요. 적든 크든, 제발 '권한'을 가지신 분들이, 권한도 무엇도 없이 댓가도 제대로 받지 않으며 e스포츠와 게임에 청춘을 바친 분들, 그리고 사랑을 부어 주거나 부어 줬던 팬들의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과 공감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말하느냐 하면, 엄청난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전혀 그런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 The xian -


덧글

  • 메이 2012/01/04 11:39 #

    그야말로 타우렌 잃고 선더블러프 방어해주기군요
  • The xian 2012/01/05 18:44 #

    그런 셈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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