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야구에 쓸데없는 팬심을 가지지 않게 해줘서. by The xian

나는 MBC청룡 때부터 LG트윈스의 팬이었고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의 황금시대와 90년 94년의 우승을 바라봤고
돈을 몇백 가까이 들여도 갖고 싶은 카드를 못 모았고 성능도 떨어졌지만 한지붕 두가족 덱으로 어떻게든 LG를 끌어안으려 했고
(나쁜 의미로)엘롯기 동맹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DTD 소리를 듣고 호구 소리를 들으면서도 관심은 놓지 않았고
롯데 기아 팬들과는 으르렁거리면서도 동병상련의 아픔을 함께 했었지

한때는 그랬다............


지금은 다르다.

백번 천번 생각해도 옐로우카드 때에 LG에 대한 팬심을 미리 접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단호하게 게임도 지우고 단호하게 팬질도 그만두는 일이 너무 쉽게 이루어졌기에 나중에는 일말의 후회라도 있을까 싶었는데
입국장에 어제 웃으면서 들어선 개장수 네가 다른 누구도 아니고 LG의 마지막 보루라고 여겼던 네가
오늘 아침부터 그거 정말 잘한 일이라고 완전히 확인사살을 시켜주는구나

옐로우카드가 말 그대로 옐로우카드였다면, 이건 레드카드 급이네.


고맙다...... LG트윈스라는 팀에, 아니, 야구라는 스포츠에 더 이상 쓸데없는 팬심을 가지지 않게 해줘서.

이제 와서 30년 세월까지 돌려달라고는 하지 않겠다. 야구를 좋아했던 것은 내 책임이니까.
야구를 아예 안 볼 생각도 없다. e스포츠 어느 종목처럼 내 직업과 관련된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일어난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제 내 돈 내고 야구볼 일도 없고, 야구를 봐도 전처럼 환호할 수도 없고, 전처럼 야유할 수도 없겠지.

이제 내 인생에, 더 이상 야구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 스포츠가 아니니까.


- The xian -

덧글

  • draco21 2012/03/03 09:46 #

    한숨만.. 정말 한숨만.. OTL
  • The xian 2012/03/06 21:19 #

    좋아하는 스포츠 중 두 개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 원... (아. 배구도 있구나.)
  • 이네스 2012/03/03 09:51 #

    진짜 저도 걍 정을 끊었습니다.
  • The xian 2012/03/06 21:19 #

    저는 뭐 이미 옐로우카드때...
  • PASTA 2012/03/03 13:26 #

    오늘 박현준 조작가담했다는 뉴스가 뜨고 LG올해 꼴지면하면 기적이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뭐 저는 LG팬이였던 xian님께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전 LG애초에 별로 안좋아했고(봉중근선수는 예외) 당최 정이 안갔습니다만 이번에 박현준 승부조작 가담소식듣고 엘지에 대한 일말의 정마저 날아갈듯 싶네요.

    그건 그렇고 박현준의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네요. 스타에서 마재윤, 축구판에 최성국처럼 양심 갈아쳐먹은 행동을 할지, 아님 야구와는 완전히 정끊고 다른길을 찾을지...
  • The xian 2012/03/06 21:18 #

    지가 인간이면 야구 끊고 다른 거 하며 살아야지요.
  • PASTA 2012/03/08 13:53 #

    그러나 마재윤도 그렇고 최성국도 그렇고 잡아떼다 들킨놈들이 훗날 양심 처말아먹은 짓들 하는거 보면 박현준도 장담 못할듯 하네요. 잘 밝혀질거라 했던건 뭘믿고 깝쳤는지...-ㅅ-
  • 알비레오 2012/03/03 13:37 #

    일부 (자칭) LG팬들의 반응도 참 가관이더랍니다만. 축구 때도 그렇고, 아니라고 잡아땠다가 쇠고랑 찬 인간이 한둘이 아닌지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요. 수사는 이제 시작 단계고 이걸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게 또 스릴러네요. =_=
  • The xian 2012/03/06 21:18 #

    정말 창피하고 한심스러운 일이죠. 예.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블랙)

2644
314
3055388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