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에 대한 이중잣대 by The xian

요즘 독재자의 딸내미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거시기합니다. 나오는 이야기가 크리티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자는 "유신 자체를 판단 기준으로 한다면 그 당시 가족들, 지금까지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다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독재자의 딸내미께서는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두 가지 판결' 운운하면서 사실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뭐 생각해 보니 인민혁명당 사건이 일어났을 때 소위 '영애'로써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던 분께서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죽기보다 싫으신 건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과거사에 대한 청산 의지가 전혀 없는 행동을 보면 요즘 독도 문제로 신경을 긁는 일본의 혐한 우익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유신과 쿠데타를 경제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뿐더러, 인민혁명당 사건이 조작이고 무죄라는 것 자체도 인정을 안 하고, 그에 대해 동조하면서 헌법이나 민주주의쯤 망가지면 어떠나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게 요즈음입니다. 마치, 일본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 경술국치를 저질렀다는 망국적인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stupid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박정희라는 인물의 과오와 잘못은 독재 그 자체부터 시작해 공적이든 사적이든 엄청나게 많지만 그 수많은 과오와 잘못들 중에, 어지간한 지지자들도 감히 쉴드치지 못하는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유신과 인민혁명당 사건이지요. 둘 다 헌정을 파괴한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쉴드가 쳐지고 쉴드를 치려고 발악하는 것이 요즘의 대한민국입니다. 뭐 어떤 인물을 공갈협박하는 일이 고작 '과잉충성'정도로 넘어갈 만큼 민주주의가 후퇴하다 보니 별 일이 다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그런 칼날이 제 목을 조이면 어떤 기분일지 이미 제가 조금은 겪어 봐서, 이런 게 아주 불쾌합니다.

어쨌거나,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난리법석이면서 독재자의 유산과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 이런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향수와 지지가 그만큼 큰 것일 수도 있겠고, 지지하는 정당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뭐 다른 게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어떤 이유를 갖다붙인다 해도 그건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에 대해서는 헌법이 살아 있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살아 있는 한, 성향이 다르건 정당이 다르건 내야 하는 목소리는 아주 분명하게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는, 그게 안 됩니다.


어쨌거나, 이런 과거사 이야기는 역사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망언과 독도 침탈 야욕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 인민혁명당 사건과 유신에 대한 반성 없는 망언과 과거의 망령을 되살리는 행동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면. 저는 그건 이중잣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아니면 이중잣대 이상으로 뭐가 단단히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 The xian -

P.S. 하루가 지나서 생각해 보니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뭐냐면, 제목에는 과거사라고 썼으나, 실제로는 둘 다 모두 '현재 진행형'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목소리도, 대한민국의 헌정을 능멸하는 명백한 목소리도. 모두.


덧글

  • 보더 2012/09/17 10:57 #

    그것때문에 박근혜가 그나마 제일 낫지 않나 싶던 것도 초기화.. 간잡이와 시체팔이들 뿐이야!
  • The xian 2012/09/18 01:03 #

    어떤 분은 시체팔이라기보다는 '그 자체'에 가깝죠.
  • virustotal 2012/09/17 23:51 #

    인천 부평 을, 총선 후보 조상 친일행적 놓고 공방
    김연광 "친일인사 후손 출마는 잘못" vs. 홍영표 "면죄될 수 없지만, 연좌 안 되길"


    홍 후보의 조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 지내

    새누리당은 6일 논평을 통해 "홍영표 민주당 후보의 조부 홍종철은 1930년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의 참의로 임명돼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704명의 명단에 포함됐다"며 "친일파 후손을 공천한 것은 역사와 지역주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 홍 후보는 "조부님의 일제강점기 행적에 대해 사과드린다, 또한 저를 격려해주시는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며 "이 일로 제 아버님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낙향해 농부의 길과 평교사로 평생 속죄하는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결코 조부의 행적이 면죄될 수 없지만, 손자인 제가 연좌돼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려는 모든 활동마저 낙인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 선대위도 6일 "불리하면 선거 막바지에 등장하는 것이 네거티브다, 정권 심판을 이야기할 때 경인고속도로 통행료폐지와 7호선 도시철도 조기개통이 중요하다고 생활정치를 말하던 김 후보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면서 "2012년 오늘과 내일을 위한 선거에서 70년 전, 420년 전 조상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된 새누리당 후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은 연좌제 하면 안된당꼐 박근혜는 됨

    당선 ㅋㅋㅋㅋㅋ
  • The xian 2012/09/18 01:08 #

    뭐 제가 쓴 본문은 굳이 친일문제까지 나올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친일에 대해 그네들이 무슨 할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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