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밀크빙수 하나 먹으려고 하염없이 기다렸던 밀탑의 추억 by The xian

빙수가 더위를 쫓는 물건이라 그런지 저는 여기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 서서 먹을 정도의 맛있는 곳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도 동시에 가지고 있지요.

그런 제가 일년 전에 빙수 하나 먹으려고 하염없이 기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 많이들 기다림에 치를 떠셨을, 밀탑입니다.


사건은 제가 일년 전의 어느 날 어느 날 이 번호표를 받으며 시작됩니다.

오후 2시를 넘었는데도 공포스러운 이 대기열이란...-_-;;
정부 시책이니 뭐니 해서 냉방을 약하게 틀어놓은 덕에 백화점 안에서 기다리는데도 땀은 흐르고, 이건 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둘러앉아 빙수를 먹는 광경을 쳐다보노라니 그 사람들이 죄다 악귀로 보이더군요.
1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제 앞으로 일곱 개의 번호만 남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뇌까렸습니다. '그래 밀탑. 네가 당의 이다. 이런 젠장.'
둘러앉아 메뉴를 봅니다...만 어차피 시킬 것은 정해져 있지요.
밀크빙수가 나왔습니다.
팥은 탱글탱글하니 좋은 듯 했는데 먹다 보니 부족해 보였습니다.
팥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잘 갖다 줍니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이거 다 먹는 데에는 10분도 안 걸렸네요.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유있게 빙수 먹을 시간도 없었고 얼음은 강한 백화점 조명과 약한 냉방 탓에 '빨리 먹지 않으면 녹아버린다?'라고 협박하는 듯한 기세로 녹아들더군요.
아마도 밀탑같은 데는 먼저 와서 번호표 뽑아 주고, 쇼핑 한 번 느긋이 하거나 밥 한 끼 잘 먹은 다음 다시 오면 어느 새 내 차례 근방까지 와 있더라...... 하는 기분으로 와야 하는 것 같습니다...마는.

오후 2시 지나도 이 대기시간이라면 그렇게 해도 시간이 남기 십상이겠군요. 잘 먹었습니다마는 기다린 시간이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그 때 기다린 시간들 때문에 이 사진을 일년여 동안 묵혀 두었다가 지금에서야 올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The xian -


덧글

  • 지화타네조 2012/09/26 23:27 #

    한번 먹으러 갔었는데 기다리면서 "그래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두고보자" 하는 심정으로 먹어서 그런지

    기대치보다는 아니더군요. 그 이후로 다시는 뭐 먹을때 대기표 받을 정도의 음식점이면 그냥 딴데 갑니다.
  • 메이 2012/09/27 01:03 #

    세상에...사람이 녹아버리겠군요.
  • Ryunan 2012/09/27 01:21 #

    저는 아직 여기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 해도 이렇게까지 기다려서 먹어야 하나... 라는 것에 조금 의문이 들어서요. 생각해보니 여기서 번호표 뽑고 지하 식당가 가서 식사한 뒤에 올라오면 얼추 디저트 먹을 타이밍은 될 것 같네요 ㅎㅎ
  • FlakGear 2012/09/27 08:21 #

    역시 휴식은 사람 많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 취해야...
  • 별호시스타 2012/09/27 16:14 #

    기다리기는 엄청기다렸는데 먹는거는 금방이군욬 ㅠㅡㅠ
  • 2012/09/27 23:0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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