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푸쿠 - 밥이 맛있는 일본식 가정요리집 by The xian

오랜만의 음식 포스팅입니다.

뭐 제가 먹거리 전문 블로거도 아니고 그냥 먹는 걸 좀 좋아하는 글쟁이일 뿐이라 먹을 때마다 일만 있으면 사진을 찍곤 하는 게 보통이긴 하지만, 그 동안은 정말 여유도 없고 피곤하고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로(여유는 만들면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좀 많이 야속합니다.-_-) 사진만 찍어놓고 묵혀둔 것들이 장난 아니게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의 음식 포스팅에 그런 묵힌 이야기만 내놓을 수 없는 일. 그래서 가장 최근에 방문한 음식점 이야기로 오랜만에 썰을 좀 풀고자 합니다.


본래. 저는 방송에서 보도된 맛집에 대해 딱히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맛집을 다루는 프로그램 혹은 방송에서 나오는 맛집의 이야기가 모두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 걸 볼 때마다 '앗, 저긴 반드시 가봐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란 거죠. 하지만 며칠째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상당히 욕구불만이었던 때, 자주 가는 사이트에서 이 만푸쿠에 대한 영상을 본 이후, 말 그대로 꽂혔습니다.-_-;;; 무엇보다 재료 뿐만 아니라 밥에도 공을 들인다는 것이 저를 끌리게 했습니다.

반찬도 중요하지만 밥상의 주인은 밥이잖아요. 밥이 맛있지 않으면 그건 밥상이 아닙니다.-_-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영상을 본 그 날 바로 직행했습니다. 웨이팅이 길다고 들었기에 4시 반(오후 영업시간은 5시 반입니다)쯤 오려고 했는데 웬걸. 예정된 시간보다 너무 일찍 와 버렸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녁타임 대기손님이 한 명도 없네요. 그냥 핸드폰으로 게임이나 하면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준비시간이라 문 앞에는 마감 딱지가 붙어 있고, 옆의 입간판은 매주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참. 이 집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집이더군요. 제가 본 영상도 아마 그 영상일 겁니다.
만푸쿠는 한자로 만복(滿腹, 찰 만/배 복)이라 쓰나 봅니다. 영업시간은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제가 온 이후 몇몇 분들이 줄을 서고, 시간이 어느 정도 되니 주인장이 직접 나오셔서 야외 난로를 점화해 주십니다.

저 외의 다른 분들의 사진은 초상권을 우려해 싣지 않습니다. 저녁 시간 15분 전. 안을 살펴보니 한창 준비 진행 중이군요.
드디어 들어왔습니다. 고개 너머로 주방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안내되어 앉았습니다. 김치와 단무지, 물, 그리고 따끈한 장국.
장국은 은은한 감칠맛이 납니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장국 한 모금을 들이키니 몸에 생기가 돌아오는 듯 합니다.
사이드메뉴인 연어회가 먼저 나왔습니다. 연어를 먹어보는데. 웬걸.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 느끼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연어에 비하면 맛이 산뜻하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고, 신선도도 좋습니다. 사실 저는 연어의 느끼한 맛도 꽤 좋아하는데 이렇게 적당히 기름기 빠져 산뜻한 연어는 또 색다르네요. 이런 연어라면 열 접시도 더 먹을 것 같습니다.(물론 돈만 많으면요...)
본래 술을 거의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맥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아무래도 술이 생각나는 요즘의 처지 때문이죠. 에휴.
그리고 메인 식사(?)인 연어 뱃살 덮밥이 나왔습니다. 이거. 연어 뱃살 맞나 싶을 만큼 먹어보고 또 놀랍니다. 뱃살맛이 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름진 맛은 그대로인데 다른 곳의 연어보다 확실히 부담이 덜해요. 그렇다고 풍미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앞서 말한 것처럼 연어를 꽤 느끼한 맛 위주로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색다른 경험입니다.
가볍게 뚝딱.
그리고 같이 들어온 다른 분들의 눈총을(물론 추가 주문이 가능합니다. 미리 물어 봤으니까요.) 견뎌내며 - 원래 요즘 '한그릇 더'를 별로 외치지 않는 저입니다만 - 오늘은 먹다 죽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추가 주문을 합니다.

바로...... 덮밥집에 오면 반드시 먹는 가츠동!!
아아. 고기의 두께가 크고 아름답습니다. 더 놀라운 건. 두 그릇째를 먹으니 '밥'의 맛 자체가 더 잘 느껴졌다는 거죠. 보통 한 그릇째를 먹고 난 다음에 두 그릇째는 아무래도 덜 들어가게 되고 맛도 둔감해지게 되는데. 오히려 두 그릇째를 먹으니 밥 맛이 더 살아난다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이 집에 오기 전 며칠간 만족스러운 식사를 거의 못 한 탓도 있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정말 밥이 맛있습니다.
두 그릇째를 거의 다 먹어가는데 주인장이 무언가를 접시에 올려놓아 주십니다. 뭔지 보았더니 가라아게(닭튀김)입니다. 당시 연어회 한 접시 + 밥 두 그릇을 거의 다 먹은 시점이었는데도 먹어보니 정말 맛있더군요. 그러나... 이미 저의 배는 포화상태입니다.;;;
결국 연어회 한 접시, 밥 두 그릇은 30분도 되지 않아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이 집이 방송에 나오고 나서 웨이팅이 길어지고 해서 알음알음 찾아가던 분들이 불편하게 되었다는 원성이 자자하던데요. 원성이 자자할 만한 맛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세 번, 네 번 더 가게 된다면야 이 날만큼의 느낌이 아닐지 모르고 다시 갈 때 이 날만큼의 웨이팅을 또 감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떻습니까. 한 끼 잘 먹었다는 거. 그게 중요한 거죠.

잘 먹었습니다!! 다만, 배가 불러서 더 먹고 싶은 것을 뒤로 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게 아쉬울 뿐이로군요.


- The xian -

덧글

  • 아돌군 2015/02/13 14:13 #

    가보고 싶네요.. 일식다운 일식 먹기가 힘든지라..
  • The xian 2015/02/14 11:59 #

    밥 잘 합니다.
  • santalinus 2015/02/13 15:43 #

    멋진 곳이군요. 틈내서 꼭 가봐야겠습니다.
  • The xian 2015/02/14 11:59 #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대기시간이 살인적으로 깁니다. 영업시간 맞춰서 가셨다간 지옥을 볼 수도 있습니다.
  • Karen 2015/02/13 18:32 #

    오 저도 꼭 들러봐야겠어요!
  • The xian 2015/02/14 11:59 #

    대기시간이 살인적으로 깁니다. 영업시간 맞춰서 가셨다간 위험하니 시간단위 기다릴 것 생각하셔야 합니다.
  • 빨간장화 2015/02/13 22:46 #

    우앗 진짜 맛잇겟다!!ㅠㅠㅠ 저도 꼭 가겠습니다!!!
  • The xian 2015/02/14 12:00 #

    대기시간이 살인적으로 깁니다. 시간단위 기다릴 것 생각하시고 가시거나, 영업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하시는 것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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