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적 극우 역사관 인증 게임의 추가 조치 by The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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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헌법과 사법판결을 무시하고, 전직 대통령을 조롱할 의도를 가진 스테이지명을 사용하는 등 반국가적 극우 역사관을 인증한 이터널 클래시에 대해 퍼블리셔인 4:33 측이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언론 보도를 통해 다음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1. 이터널 클래시의 최종 검수 책임자에 대한 징계 조치
2. 이터널 클래시에 대한 마케팅 활동 중단
3. 벌키트리의 조사/조치 결과에 따라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조치 강구 / 재발방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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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과문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개발사인 벌키트리 측에서도 두 번째 사과문과 후속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벌키트리 측의 후속조치는 이렇습니다.

1. 논란이 되었던 챕터 제목과 로딩 메시지를 기획한 책임자는 모든 업무에서 제외하는 동시에 중징계 조치
2. 개발 결과물을 확인한 후, 기획 책임자에게는 해고 등의 추가 조치 진행, 다른 관련자에게도 책임이 있을 경우 징계.
3. 대표이사직 사퇴 및 향후 개발업무만 수행
4. 2016년 1월 한 달간의 수익 사회 환원.




이런 상황을 보노라니 드는 생각 몇 가지를 적습니다.

가장 먼저, 그 어떤 문제이든 간에 게임 분야에서 고객 대상으로 '의도치 않았다'거나 '우연'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이제 과실 수준을 넘어 명백한 잘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적는 게임 내의 메시지 등에 대해 우연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한마디로 멍청한 소리입니다. 그리고 설령 정말로 의도치 않은 버그나. 미리 통제하기 어려운 사고나, 우연한 이상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게임 서비스에 있어 이런 말을 앞세워서 책임을 면피하려고 넘어가거나 그런 말이 먼저 부각되도록 만든다면 그것은 그 게임사의 구조적, 운영적 미숙함만을 드러내는 일일 뿐입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과거에는 게임 분야에서 고객 서비스 시 답변 요령에 대해 가르칠 때 우연성을 최대한 강조해 책임을 면피하는 투의 답변을 하라고 가르친 적이 있었고, 저도 과거에 그런 요령을 전수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 분야는 확률형 요소에 대해서조차 우연한 결과라는 식으로만 말하면 신뢰성을 의심받는 게 당연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연'만을 강조하는 게임 서비스와 고객 대응이 발붙일 곳이 있어서는 안 되며, 그런 식의 구태의연한 대응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게임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될 것임을 이번 사태로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다음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과는 한 번에 말끔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반국가적 극우 역사관을 인증한 게임이 나오게 된 것은 1차적으로 개발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 개발사와 유통사가 동시에 욕을 먹게 된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들의 첫 번째 사과문이 문제와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없는 안이한 사과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표 명의의 사과문만 나오면 문제를 당연히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사과문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보고 사과를 받아들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더욱이 대표 명의의 사과문이 문제의 핵심 가치를 비껴 나가고 헛손질이나 하고 있는 사과문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요.

첫 번째 사과문들을 보면, 유통사의 사과문은 간결했지만 알맹이가 없었고 개발사의 사과문은 길었지만 우연을 가장한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더욱이 3년 동안 개발했던 게임의 문제를 이제야 알았다는 개발사의 사과문에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표가 아니라 누구의 사과문이라 해도 공분을 사기 딱 좋지요. 만일 첫 번째 사과문에서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고 후속조치 및 재발방지를 제대로 명시했다면 두 번째 사과문을 쓸 필요도 없었고 사태가 더 확대 재생산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안이하고 멍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또 다시 대표 명의의 사과문이 나붙는 망신과 함께 더 강력한 후속조치를 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것으로 논란이 완전히 잦아들지에 대해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지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방식으로 반국가적 역사관이나 차별, 비하행위를 은연중 드러내는 행위는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역사관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가지든 그것은 개인 안에 있는 한 개인의 자유입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이니까요. 그러나 그것이 개인의 영역을 넘어 세상에 공표되고 사회로 나가게 되면 그 때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심지어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 한 줄이라도요. 그런 점에서, 왜곡된 ID, 왜곡된 이미지, 왜곡된 텍스트 등을 통해 반국가적 역사관이나 차별, 비하주의를 은연중 드러내는 행동은 자기 자신의 방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반민주적인 행위이며, 나아가 법과 규범 사이의 애매함 속에 편하게 숨어서 자유민주주의의 열매만을 취하는 도둑질입니다.

그리고 그런 점에 있어, 유통사가 개발사에 취한 제재조치는 반민주적 행동에 대해 최소한의 대가를 치르는 행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유통사가 개발사에 대해 마케팅 중단 등의 강수를 두지 않았다면 개발사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했을까 하는 생각에 대해 가슴이 먹먹해지는군요. 제가 밥 먹고 사는 이 업계의 생리를 봤을 때, 그런 조치가 없었다면 개발사가 두 번째 사과문과 추가 후속조치를 공표하고 약속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고 그렇다면 결과적으로는 잘못을 제대로 인정했다기보다 자기 삶의 동아줄이 끊길 게 두려워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했다는 해석도 가능해지니.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는 않군요.


뭐. 어찌되었건 이 따위 광경은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만. 제가 지난 번 쓴 글을 보고도 본질 파악 못 하고 북한 드립이나 치는 멍청한 종자들이 있는 걸 보면 이런 일들은 앞으로도 어디서든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쨌거나, 이번 일은 참 한심했습니다.


- The xian -

덧글

  • 2016/01/13 23:06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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