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의 적폐와 구태 - 위법한 초과근무 by The xian

요즘 핫하게 화제가 되고 있는 모 회사의 초과근무 일정.

1. 자기들 나름으로는 법 위반 안 하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했는지 주 68시간에 맞춘 연간 크런치
2. 출시 못 하면 초과근무 관련 휴일수당 반납 지침

일단 이것만으로도 현행법상으로도 위법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 거기에 더해 연장근로 및 야근 할증료를 제대로 주느냐 아니냐까지 따지면 위법일 수 있는 사항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되고. 하. 참. 썰로 흘러가는 내용 보면 이 회사 나름 네임드던데. 그런 회사가 이렇게 막장으로 떨어졌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이런 법 위반에 가까운 행동을 대놓고 한다는 것에 대해 참 자괴감 느낀다.


게임으로 밥 먹고 산 지 올해로 15년째가 되어 간다.

그래. 주 80시간 근무도 찍어 봤고. 야근을 10년 가까이 했지만 야근 할증수당 같은 것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고.

출시 앞두고 9개월간 주중 크런치 및 주말 근무도 병행하다가 게임 내고 일주일만에 지하철에서 졸도하기도 했고,

그 외에 건강 해치고 작살난 건은 셀 수도 없다. 지금도 철야와 야근 때문에 내 몸은 정상은 아니다.


그래. 해쳐버린 건강. 잃어버린 지난 세월이야 그러려니 하련다. 내가 정말 화나는 건 그게 아니니까.

내가 화나는 건. 이 병신같은 동네는 매출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질적으로 향상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거다.


야근 철야 누구나 다 한다? 성공하는 팀들은 집에도 못 들어갔다더라? 그게 말이야 방귀야 아니면 503번 아줌마 화법이야.

전 세계적인 통계들만 봐도. 쥐어짜는 팀이건 쥐어짜지 않는 팀이건 성공을 하고 안하고의 비율은 의외로 비슷해.

쥐어짜는 대로 성공하면 미국 일본 다 누르고 우리나라가 게임업계 최강국이 되었게? 짜고 짜고 쥐어짜면 다 성공하던가??

가장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설계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비합리적이고 창의성 없는 근무체계를 만들고.

그런 병신같은 근무체계로 사람 있는대로 갈아넣어서 사람을 병신을 만들어 버린 다음에 하는 일이라고는

부서져라 일한 사람을 적응 못하고 건강관리 못하는 사람이라고 사람을 병신을 만들고 내쫓거나 학을 떼고 제발로 나가게 만드는 일이지.


가뜩이나 늙은 몸에 나도 요즘 철야 때문에 병들어서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아리까리한 상황인데.

이렇게 사람이 죽어도 바뀌지 않는 동네라면 더더욱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동안 잘 먹고 살았으니 이젠 게임 말고 딴 거 해서 먹고 살라는 신의 계시로 받아들여야 하나.


저런 적폐와 구태를 언제까지 보고 살아야 하나. 정말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고쳐지려나.


착잡하다.


- The xian -

덧글

  • 제드 2017/04/19 20:54 #

    헬조선이 괜히 헬조선이 아닌것입니다
  • 자유로운 2017/04/19 22:31 #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보는 모양이네요.
  • 존다리안 2017/04/20 07:45 #

    IT업계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죠.
    아예 해외 게임쪽도 그리 사정이 좋지 않다고...
  • 타마 2017/04/20 09:29 #

    저기에 수긍하고 사는 우리들이 잘못 입니다. 그러니까 저들이 그래도 되는구나 하면서 더 설치죠... 라고 하고 싶지만...
    저기 수긍 안하면 못살도록 정부랑 기업이 짝짝쿵 하고 있으니...
    역시 탈조선이 답인걸까요...
  • 슬픈눈빛 2017/04/20 13:32 #

    수년간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가 올 초에 반짝 흑자났더니 낼름 배당때려서 의장이 40억 넘게 챙겼다고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회사죠.
  • 미오 2017/04/20 13:58 #

    애초에 계획자체를 야근+주말출근을 한다는 가정하에 짜는곳이 많은듯...에휴
  • 천하귀남 2017/04/20 14:23 #

    이건 근로감독 부분이 개정되지 않는 한 개선될 일이 없어 보입니다.
  • 몽부 2017/04/20 18:09 #

    포괄임금제와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의 절묘한 콜라보네요. 쳇.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블랙)

845
314
3065995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2011 이글루스 TOP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