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AND THEN by The xian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더라도 일이 그리 즐겁지 않을 때도 있다.

아니. 일이 그리 즐겁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미칠 정도로 싫을 때도 있다.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랜 동안 이미 그래왔는지도 모른다.


당장의 고생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일이 앞으로 나와 내 가족을 얼마나 먹여살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지금처럼 밤낮없이 고생하고 고민하고 번민해도 한순간만에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해 보면.

생각해야 할 것은 정말로 많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지금껏 잘못된 길을 간 게 아닌가 생각해 봐야 때는 이미 늦은 일이다.


기분이 쉽게 염세적으로 변한다. 내가 아픈 이유가 나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내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쉽게 의지를 이야기하고 쉽게 습관을 이야기한다. 부당하다. 부당하다. 부당하다.

자존심을 그렇게 짓밟아 가며 확인하고 싶은 게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노예 선언이라도 하라는 이야기인가.

돼먹지도 않은 목표를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새벽을 지새기를 밥먹듯이 한 사람에게 의지니 뭐니 말하는 게 할 소리인지.


터널이 있는 건 반드시 끝이 있기 때문이니, 긍정의 힘으로 일하면 된다느니 하는 뻔한 흐름의 정신론은 의미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지 몰라도 내가 가진 강점도 내가 가진 약점도 분명하고 내가 아픈 이유는 더더욱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시간 동안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이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행복을 찾아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나이가 들었든 아니든 나에겐 꿈도 희망도 열정도 있고,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감내할 수 있는 의지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빌미로 나를 행복하지 못하게 얽매는 것들이 있다면, 참을 때까지는 참더라도, 영원히 그래서는 안 된다.

내 남은 삶이 행복해지려면 말이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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